SK텔레콤, 차세대 보안 서비스 추진 방향./ SK텔레콤
SK텔레콤이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과 함께 국내 2위 물리보안회사인 ADT 캡스 지분 100%를 인수한다. 이동통신사업과 보안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SK텔레콤의 강점인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보안사업과 결합해 통합 보안 시스템을 구축한 뒤 오는 2021년까지 매출 1조원 이상의 회사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통해 10조원에 달하는 국내 보안시장의 구도도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정보보안과 물리보안(출동보안)을 합한 국내 정보보호산업 매출액은 9조5000억원에 달한다.
SK텔레콤은 8일 이사회를 열어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과 공동으로 ADT캡스 지분 100%를 1조2760억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SK텔레콤은 7020억원을 투자해 ADT캡스 지분 55%(74만주)와 경영권을 확보한다.
양사가 인수하는 회사는 ADT캡스 주식 100%를 보유한 '사이렌홀딩스코리아'다. 양사는 사이렌홀딩스코리아의 기업가치를 부채 1조7000억원을 포함해 2조9700억원으로 평가했다. 이는 ADT캡스 에비따(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의 11배 수준이다.
SK텔레콤은 "해외 주요 보안기업이 인수합병될 때 기업가치 평가가 평균적으로 에비타의 11.7배에서 이뤄졌음을 고려하면 2조9700억원은 적정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양사는 이날 매각 주체인 칼라일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기업결합 신고 및 승인 등 절차를 거쳐 이르면 3분기 내 인수를 완료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ADT캡스 인수를 통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보안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국내 물리보안시장은 최근 5년간 연평균 8.6%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프리도니아리서치에 따르면 이 시장은 2022년까지 연간 7% 이상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의 유영상 CFO는 지난 4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1인가구와 고령가구수가 늘어나는 상황이지만 국내 보안서비스 보급률은 낮은 편"이며 "향후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시장이라고 보고 있으며, SK텔레콤의 인공지능 플랫폼 누구, IPTV 등 ICT서비스와 연계되면 수익 창출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도 보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12월 아마존은 무선 보안카메라에 특화된 스타트업 블링크를 인수하기도 했다.
국내 보안시장은 에스원과 ADT캡스, KT텔레캅 등 3개 회사가 국내 시장의 95%를 차지해 3파전 양상을 보인다. SK텔레콤이 인수한 ADT캡스는 에스원에 이어 57만명 가입자를 확보한 국내 2위 물리보안 사업자다. 지난해 매출은 7217억원, 영업이익은 1435억원을 달성했다.
지난 2014년 보안업체 NSOK를 인수한 바 있는 SK텔레콤은 이번 ADT캡스 인수로 그간 부진했던 보안 시장에서도 강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성장성이 높은 보안 산업에 영상보안기술·AI·IoT·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적극 도입하고, 보안 산업을 4차 산업혁명 혁신이 본격화하는 텃밭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AI·IoT·빅데이터 등 뉴ICT기술을 활용한 통합 보안 시스템 구축을 검토 중이다. 기존에는 보안 관리자가 육안으로 영상을 감시하며 상황을 판단했지만, 통합 보안 시스템을 활용하면 보다 정확하고 신속한 위급 상황 파악이 가능하다.
이상 징후를 AI가 스스로 파악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상 행동이 카메라나 센서 등에 포착되면 자동으로 보안 관리자에게 경고를 보내거나 출동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곳에 미리 경비 인력과 차량을 배치하는 등 AI 관제를 통한 사전 예방 조치도 가능하다.
아울러 SK텔레콤은 개인과 자산 안전을 위한 출동 서비스 중심 사업모델을 넘어 토탈 케어 서비스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부모가 퇴근하기 전까지 집을 지키는 어린이나 혼자 사는 어르신의 건강 케어 서비스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상 행동 패턴이 영상을 통해 AI에서 감지되고, 열 감지 센서로 체온 변화가 확인되면 보호자에게 자동으로 경고를 보내 신속히 위급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 무인편의점 보안 관리, 드론을 활용한 대규모 공장 관리 등 새로운 시설 보안 서비스도 출시될 수 있다.
SK텔레콤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및 보안 분야 스타트업 지원 등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뉴ICT 기반 차세대 보안 서비스는 블루오션 시장이자 차세대 성장동력"이라며 "ADT캡스를 2021년까지 매출 1조원 이상의 회사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