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뉴베리카운티에 위치한 삼성전자 생활가전 공장에서 직원들이 세탁기를 생산하고 있다./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올 1분기 세계 최대 생활가전 격전지로 꼽히는 미국 시장에서 8분기 연속 업계 1위를 달성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 발동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세탁기는 미국에서 7분기 연속 1위를 기록하며, 점유율 하락 우려를 잠재웠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은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미국의 주요 생활가전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 점유율 19.6%로 업계 1위를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트랙라인은 매분기 냉장고·세탁기·건조기·식기세척기·레인지 등의 시장점유율을 조사해 발표한다. 삼성전자는 2016년 2분기부터 8분기째 1위 자리를 차지했다.
강봉구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은 "삼성전자가 미국 주요 생활가전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비결은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세심히 관찰해 현지 맞춤형 제품을 지속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냉장고의 경우 패밀리허브푸드쇼케이스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호조로 22.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지켰다. 미국 시장 주력 제품인 프렌치도어 냉장고는 점유율 30.4%로 35분기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상단에 쿡탑, 하단에 오븐을 탑재한 레인지 역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16.9%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다. 식기세척기는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세탁기의 경우 세이프가동 청원을 냈던 미국 월풀 등 경쟁사에게 점유율을 뺏길 것으로 예상됐지만 삼성전자 세탁기는 미국에서 20.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7분기 연속 1위에 올랐다. LG전자의 경우 16.0%로 2위를 차지했다.
월풀은 지난해 1분기 세탁기 점유율 17.3%로 삼성전자에 이어 2위였지만 올 1분기에는 15.8%의 점유율로 LG전자에서도 밀려난 모습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 1월부터 드럼세탁기를 시작으로 미국 가전공장이 가동에 들어갔고, 3월부터는 전자동 세탁기 라인을 추가해 조기에 공급 안정화를 이룬 결과"라고 설명했다.
LG전자도 지난달 26일 1분기 실적 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 "세이프가드 비대상 모델이 있고, 해외 공장에서 이를 충분히 생산·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올해 세탁기 사업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또 2019년 초 가동 목표였던 미국 세탁기 공장을 올해 4분기에 앞당겨 가동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월풀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62.8% 감소했다"며 "월풀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 수출하는 세탁기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를 계기로 올해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예상했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소비자의 선택은 월풀이 아닌 삼성과 LG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