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현장]"안정환·이영표와 차별화" 해설위원 박지성이 띄운 승부수(종합)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이 2018 러시아 월드컵 해설위원으로 돌아왔다. 일찌감치 해설위원으로 변신한 안정환, 이영표와 어떤 차별화를 보일지가 관건이다.
16일 오후 2시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SBS '러시아 월드컵' 기자간담회에는 박지성, 배성재가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 무대에 오른 박지성은 "해설위원으로서 이 자리에 있는 게 아직은 어색하다. 하지만 월드컵이 전 세계의 축제인 만큼 저도 그 한 부분으로서 대회를 즐기고 싶다. 또 많은 축구 팬 여러분들이 월드컵을 즐길 수 있도록 좋은 해설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지성이 SBS에서 해설위원으로 변신한 데엔 배성재의 입김이 있었다. 박지성은 "저는 선수를 은퇴한 뒤 지도자의 길을 걷지 않을 것임을 밝혔었다. 그런데 배성재가 저를 설득할 때 얘기했던 게 지도자로서 제가 가진 축구 철학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공유할 수 없단 거였다. 해설위원으로 변신해 제가 바라보는 축구는 어떤 건지 팬들과 공유한다면 좋은 선물이 될 거란 생각에 해설위원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안정환, 이영표 해설위원과 저는 각자 다른 축구 인생을 살아왔다. 그래서 각자 축구를 보는 관점이 다르다"면서 "각자의 생각을 토대로 한 해설을 보여드린다면 팬들에게 다양성을 열어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안정환은 뛰어난 예능감, 이영표는 정확한 분석으로 해설 스타일을 찾은 가운데 박지성의 해설 스타일에도 관심이 쏠리는 상황.
이와 관련해 박지성은 "지금은 예상할 수 없다. 안정환, 이영표도 해설을 하다보니까 자신의 스타일이 부각된 거고, 이후에 콘셉트가 씌워진 거다. 그래서 저도 지금 당장 '이런 콘셉트를 하겠다'고 하기보다 제가 잘하는 걸 찾아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배성재는 박지성의 대담함과 유머러스함이 해설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큰 경기에서 뛰면서 단련한 멘탈과 위기 대처 능력이 방송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몇 번 같이 해봤는데 방송에서 긴장하는 스타일은 아니더라. 지난 번 밀라노에서는 저나 박문성 위원이 실수를 하면 오히려 고쳐줬었다. 그런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며 "물론 우리나라 대표팀 경기는 또 다르겠지만 실전에 적용할 수 있도록 리허설을 계속 하고 있다. 기대해달라"고 강조했다.
예상 외의 유머러스함이 더욱 활기찬 중계를 만들어줄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배성재는 "(박지성의) 아내 김민지도 얘기한 적이 있지만 그는 짓궂은 농담도 잘하고 재밌는 사람"이라면서 "같이 축구 얘기를 해보면 아주 친절하고 재밌게 얘기한다. 생각보다 스마트한 사람이다. 박지성의 생각을 저만 듣기 아깝단 생각이 들 정도였다. 생각보다 아주 재밌는 중계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두 사람은 간담회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 정도로 뛰어난 호흡을 보였다. 적절한 농담과 유려한 입담, 빈틈 없는 호흡을 갖춘 두 사람의 중계에 기대가 쏠리는 이유다.
2014년 현역 은퇴 이후 축구 행정가의 길을 걸어오던 박지성. 해설위원으로 변신한 박지성이 침체된 한국 축구에 다시금 활력을 불어넣고, 대중의 관심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