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별세로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그룹을 이끌게 된다.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2004년 고인의 양자로 입양된 구 상무는 내달 29일 열릴 ㈜LG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되는 것을 계기로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구본준 LG 부회장은 따로 독립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본준 부회장은 구 회장의 4형제 중 셋째다.
LG가(家)는 전통적으로 장자가 경영권을 승계하면 다른 형제들은 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고 퇴진한다.
구본준 부회장도 독립경영에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구본준 부회장은 현재 LG그룹 지주사인 ㈜LG의 지분 7.72%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이 지분을 밑천 삼아 일부 계열사나 사업부문을 분리해 독립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LG상사와 판토스 등 상사 부문, 또는 디스플레이 사업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아직 이에 대한 교통정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매각 자금만 들고 독립할 수도 있다.
다만 구본준 부회장의 독립 시기가 당장이 될지, 아니면 2∼3년 정도의 과도기를 거친 뒤가 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구본준 부회장이 지난해부터 와병 중인 구 회장을 대신해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총수 대행 역할을 해왔던 상황에서 1978년생인 구 상무가 일정 나이가 될 때까지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결국 가족 간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독립 시기나 방법 등을 결정할 텐데, 아직 이런 문제들이 매듭지어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구본무 회장이 타계하기 직전 구 회장의 부인인 김영식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가족회의를 열고, 당분간 구본준 부회장이 경영을 하되 장기적으로는 계열분리를 한다는 내용의 대략적인 경영승계 및 계열분리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안다"며 "회의 참석자들 모두 가족회의 내용에 큰 반대를 하지 않아 가족회의 결정대로 경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