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인천공항 제 2여객터미널에 지난 1월 전략적으로 설치했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가 4개월 만에 액정표시장치(LCD) TV로 전면 교체됐다.
본지가 지난 4일 보도한 '인천공항 제 2여객터미널에 설치된 LG OELD TV 번인 현상 발생' 기사 게재 이후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문제의 TV가 교체됐다. 결국 번인(영구 잔상) 문제를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번인(burn-in)은 TV를 볼 때 장시간 같은 화면을 켜두거나 방송사 로고와 같은 동일 이미지가 한 위치에서 오랫동안 반복 노출되면 그 부분의 색상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거나 화면에 얼룩이 생긴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다.
지난 달부터 인천공항에서 탑승 게이트, 수속 정보 안내용 모니터로 사용된 LG의 OLED TV에서 탑승현황표 테두리가 잔상처럼 남는 번인 현상이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인천공항 OLED TV를 그 동안 자주 교체하며 관리해 왔지만 문제가 불거지자 아예 LCD TV로 모두 교체한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인천공항 제 2여객터미널에 TV를 LCD TV로 교체하기 전 OLED TV에서 빨간색 원 표시 안의 흰색 가로 직선 줄의 번인이 발생했다. 표의 다른 정보는 변경되지만 흰색 줄은 화면을 바꿔도 그대로였다./메트로신문
LG전자 OLED TV의 번인 현상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국 IT 매체 '알팅스'가 올해 1월부터 진행한 LG OLED TV 번인 테스트에 따르면, 실험 4주 만에 테스트 제품에서 번인 현상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CNN TV와 FIFA18 게임 플레이 테스트 중 빨간색과 마젠타 색의 패턴에서 25%의 직사각형 잔상이 일어난 걸 발견해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LG전자는 알팅스 실험실에 방문해 번인 테스트 진행 현황을 확인, 공장 제조공정 과정에서 나타난 결함인 것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번인 현상은 PDP, OLED처럼 화면을 구성하는 화소를 하나하나 제어하는 자발광 디스플레이인 경우 특히 문제가 된다. 유기물 소재인 화소가 각자 빛을 내기 때문에 화소마다 수명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강한 빛을 오랜 시간 발생한 화소일수록 수명이 짧아져 얼룩처럼 보이는 잔상이 생기고, 잔상이 오래되면 번인까지 이어질 수 있다.
UHD, HDR 콘텐츠의 고급화와 TV 대형화 추세 속에 화질이 기본적인 평가 요소가 된 상황에서 LG전자가 OLED TV로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OLED TV는 빠르게 성장했지만 제품 완성도에 있어서는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게 인천공항 TV 교체로 드러났다. 이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시장 확장은 힘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