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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103) 마태효과 (Matthew effect)

김민 데일리폴리 정책연구소장. 동시통역사·정치평론가·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마태효과(Matthew effect)란 흔히 우리말로는 '빈익빈(貧益貧) 부익부(富益富)'이란 의미이며, 경제학적으로는 자본의 확대 재생산을 뜻한다. 부유한 사람은 점점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 사람은 점점 더 가난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신약성경 마태복음 25장 29절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무릇 있는 자는 받아 넉넉하게 되되 없는 자는 그 있는 것도 빼앗기리라." 부유한 자와 가난한 자의 부의 간극이 점점 더 벌어진다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의 함축적 표현이다.

그런데 이는 가난한 사람에게서 무조건 빼앗아 부자에게 주는 것은 아니다. 마태복음에 의하면 부자는 재산을 불리는 능력이 있으니 가난한 사람의 재산을 빼앗아 부자에게 줘야 전체 재산이 더욱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난한 사람은 처음부터 가난한 것이 아니라 재산을 불리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가난하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마태복음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의 정당정치도 그러하다. 지난 6·13선거 이후 진보와 보수당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앞으로도 오랜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의 기초·광역 단체장 및 기초·광역 의회의 전멸로 월 5억원 가량의 당비가 없어진 셈이고, 후원금도 1/10수준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데 아직까지 계파 별로 집단 이기주의가 판치고 있으니 보수당이 그나마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원론적인 얘기 같지만 '사즉생(死卽生) 생즉사(生卽死)' 즉 '살신성인(殺身成仁)'의 길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보수정당은 오랜 세월 부자였다. 그리고 우리 국민은 보수정당이 부유해질 수 있도록 때로는 맹목적인 힘을 실어줬다. 그런데 그 오랜 시간동안 우리 보수정당은 어떻게 했나. 그 좋은 환경에서 더욱 견고히 부자가 되는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부패와 부정이 만연했고 자신들끼리 혈투를 버리고 보수정당의 지지기반이었던 국민은 안중에도 없었다. 이것이 작금의 대한민국 보수정당의 결과이다. 대한민국 보수정당은 즉각 반공이라는 적폐슬로건부터 뜯어 고쳐야 한다. 더 이상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식상하다 못해 역겨울 수도 있다.

반세기 이상을 거의 지배해 온 부유한 자들이 가난한 자들의 파격적인 혁신에서 전세가 역전되는 것은 그마나 덜 억울하고 덜 심각한 일이다. 문제는 상대의 경쟁력과 노력이 특별하지 않았음에도 부자가 궁색한 입장에 놓이게 되었다면 누굴 탓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사고겠는가. 대한민국 보수정당은 환골탈퇴의 심정으로 다른 이념의 정당을 탓하기 이전에 자신들부터 뼈아픈 반성과 성찰과 혁명에 가까운 변화를 도모하는 것만이 살 길이다.

21세기에 반공만으로 한 정당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궁색해도 너무 궁색했다. 자신들이 정권을 잡았던 그 오랜 기간에도 민생과 경제도 크게 차별성이 없었다. 국민의 삶은 항상 다이어트 중이었고 기득권들의 비만은 정도를 넘어 심각할 정도였다.

"우리가 잘못했습니다" 라는 기자회견을 보면서 '저 사람들 아직도 멀었구나' 하는 생각이 지금까지 뇌리에서 떠나지 않고 있다. 아직도 그들에게 국민은 그냥 자신들이 조금만 반성하는 척 하면 언제든지 돌아와 표나 찍어줄 그런 존재로 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차라리 그런 진정성 없는 퍼포먼스는 하지 않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전형적인 마태효과의 내용처럼 이제 대한민국의 보수정당은 자신들의 노력의 공은 국민에게 돌릴 줄 알아야 하며, 배고프고 힘없고 탄압에 익숙했던 진보정당과 그 지지자들의 마음도 위로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큰 그릇 같은 대범함과 담대함이 사실상 절실히 요구된다.

보수당이 실제로 개과천선(改過遷善) 하지 않는 이상 우리나라 정당의 '마태효과'는 지금보다 더 상상할 수 없는 극단적인 결과를 맞이할 것이다. 그 종착역은 보수당의 궤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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