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남방큰돌고래(Tursiops aduncus) 생명의 신비를 해독하는데 성공했다.
해양수산부는 국내에서 '제돌이', '복순이' 등으로 알려진 남방큰돌고래의 유전체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해독됐다고 27일 밝혔다.
남방큰돌고래 유전체를 해독한 주인공은 이화여대 박중기 교수팀으로 이들은 해수부의 '해양수산생물 유전체정보 분석 및 활용기반 연구(2014∼2017)'를 통해 남방큰돌고래의 유전체가 총 25억개의 염기쌍과 약 2만3000개의 유전자로 구성됐음을 밝혀냈다.
또한, 연구팀은 이번에 분석된 남방큰돌고래의 유전체 결과를 집단유전체학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분석 기법에 적용, 근연종인 큰돌고래(T. truncatus)와 개체군의 크기 변화도 비교했다.
그 결과, 마지막 빙하기(약 1만5000년 전) 동안 연안에 주로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는 빙하 확장으로 연안 서식지가 줄어들면서 개체수가 감소했음을 확인했다. 같은 시기 큰돌고래는 빙하 확장으로 먹이망이 연쇄 붕괴되면서 범고래와 상어 등 포식자가 급감해 개체수는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분자생물학 및 진화학(Molecular Biology & Evolution)' 6월호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유은원 해수부 해양수산생명자원과장은 "이번 연구결과는 제주도나 근해에 살고 있는 남방큰돌고래 집단 간의 유전적 다양성을 분석하는 기초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제주 해역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의 보전 대책 수립에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남방큰돌고래는 인간과 친화력이 높고 연안에서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특성 때문에 포획과 혼획 등으로 지속적으로 개체군이 감소하고 있다. 이에 해수부는 지난 2012년 남방큰돌고래를 보호대상해양생물로 지정·관리해 오고 있으며, 2013년부터는 서울시와 함께 서울대공원에서 보유 중이던 7마리의 남방큰돌고래를 자연에 방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