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앞으로 다가온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기업의 대표들이 줄줄이 채택됐다. 이번 국감에서도 IT 업계의 민감한 이슈들이 총동원 돼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과 국내외 기업의 역차별, 통신비 인하 등의 이슈가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들 상당수가 국감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지며 IT 업계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일 열린 전체회의를 열어 오는 10일부터 시작하는 국정감사에 이동통신 3사와 삼성·LG전자 등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국감 첫날인 10일에는 이뿐 아니라 양대 포털사 대표이사들도 모두 부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해진 네이버 전 이사회 의장과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각각 국감 증인대에 서게 됐다.
당초 여야는 해당 분야 실무자의 참석을 협의했지만, 회의 후 대표이사로 격상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여야 의원들의 집중 질의를 받을 인물로는 이해진·김범수 창업자가 꼽힌다. 이번 증인 채택은 자유한국당이 강하게 요구한 만큼 야당은 이들을 상대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포털의 공정성 등에 대한 날선 질문들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은둔의 경영자'라고 불렸던 이해진 전 의장(현 글로벌투자책임자)은 지난해 국감에 이례적으로 증인으로 출석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국감 첫날인 10일에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를 없애는 내용을 포함한 '모바일 메인 개편안'을 공개하기도 한다.
다만, 이해진 창업자는 정부 주최로 열리는 프랑스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통신 분야에서는 가계 통신비 이슈에 대해 여야의 질의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가 국감에 증인으로 참석할 지도 눈길이 쏠린다. 특히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의 경우 지난 8월 대표이사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와 관련, 내년 상용화 예정인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업체로 화웨이를 선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언급될 전망이다. 그러나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내 국회 과방위 국감이 자칫 맹탕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ICT 업체의 한국 법인 대표들도 줄줄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과방위는 존리 구글코리아 사장, 데미안 여관 야오 페이스북 코리아 대표이사, 브랜든 윤 애플코리아 영업대표 등 글로벌 ICT(정보통신기술) 업체의 한국법인 대표들을 증인으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들 3사 한국법인 대표들 또한 지난해 과방위 국감 때 증인으로 나온 바 있다.
이들이 국내 ICT 기업과 역차별 이슈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 지 업계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구글은 외국계 IT 기업 대상으로 세금 회피를 막자는 취지에서 '구글세'를 걷자는 요구가 나오기 시작하며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 또한 최근 개인정보 유출 의혹을 받고 있어 이와 관련한 논의가 도마 위에 오를 예정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에서는 올해 국감 게임 분야 관련 증인들이 줄줄이 채택됐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장병규 블루홀 의장이다.
국감에서는 이들을 대상으로 확률형 아이템 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질의를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의 PC 온라인 게임 '리니지'와 모바일 게임 '리니지M' 등은 과금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블루홀과 관련해서는 온라인 게임 불법 위변조 프로그램(핵) 문제 등도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회 국정감사 및 조사에 응하지 않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국회 과방위는 국감에 불출석한 증인에 대해 고발 조치 등을 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