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생태계교란종 '붉은불개미'가 무더기로 발견되고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항원이 검출되는 등 곳곳에서 정부 검역체계가 뚫리고 있는 모습이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8일 국내 유명 스팀청소기 제작업체의 안산 물류창고 내 컨테이너 안에서 붉은불개미 5천900여 마리가 발견돼 검역 당국이 긴급 방제에 나섰다.
이 컨테이너가 27일간 적치돼 있던 인천항에서도 같은 종으로 추정되는 개체가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붉은불개미는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이 지정한 세계 100대 악성 침입 외래종에 속하는 해충이다. 지난해 9월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국내 최초로 발견된 이래 여덟 번째다.
붉은불개미에 물리더라도 그 독성은 꿀벌과 비슷한 수준으로, 영향은 있지만 일각의 우려와는 달리 치명적인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환경부 관계자는 "개체 샘플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붉은불개미로 확인됐다"며 "여왕개미를 찾고 있으나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며 "컨테이너 내부에서 개체가 발견된 점으로 미뤄 물류창고 밖으로 유출됐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붉은불개미는 A사가 중국에서 OEM 방식으로 제작해 들여온 무선청소기를 적재한 컨테이너 내부에서 발견됐다.
이 컨테이너는 지난달 8일 중국 광둥성에서 출발해 같은 달 11일 오후 인천항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이날 오전 5시 50분 안산 물류창고로 반출될 때까지 약 27일간 인천항에 적치돼 있었다.
검역본부는 이날 오후 이 컨테이너가 적치돼 있던 인천항 내 한진컨테이너터미널 바닥을 조사하던 중 붉은불개미 30여마리를 추가로 발견하기도 했다.
검역당국은 인천항에서도 긴급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편, 경남 창녕에서는 야생조류 분변에서 AI 항원이 검출돼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창녕군 장척저수지 근처 농경지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 검사결과 H5형 AI 항원이 검출됨에 따라 지난 7일부터 지자체와 군이 긴급 방역을 진행 중이다.
군은 AI 항원이 검출된 장척저수지와 철새도래지 우포늪 주위에 각각 방역 차량 3대를 배치했다. 우포늪은 장척저수지에서 10㎞ 이상 떨어졌지만 장척저수지보다 철새 숫자가 훨씬 많은 점을 고려, 만일에 대비해 방역을 함께 하고 있다.
군은 또 가금류 사육 농가 진입로에 생석회를 살포하고, 철새도래지 출입 차량 소독을 위한 발판 소독조 구성, 출입 제한 경고판 설치 등의 조처를 했다.
앞서 농식품부는 겨울 철새의 국내 도래가 확인됨에 따라 지난 2일 철새 도래 경보를 발령했다.
특히 올해 겨울 철새의 주요 번식지인 러시아에서 AI가 예년보다 많이 발생해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농식품부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