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의 행정지도 결정에도 사측의 법인분리 결정에 맞서 선전전을 펼치는 등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국지엠 금속노조 간부들은 24일 청와대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릴레이 노숙에 들어갔다. 중노위가 지난 22일 노조 측에 행정지도 결정을 내린지 이틀만이다. 당초 중노위는 노조의 '법인분리 특별단체교섭 조정중지' 요청에 대해 조정대상에 해당되지 않다고 판단하고 노사가 쟁점 사항에 대해 해결방안을 모색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한국지엠 노조는 중노위의 행정지도 결정에 따라 파업권한을 포함한 쟁의권을 확보하지 못하게 됐다. 노조는 중노위 권고대로 사측에 교섭을 요청할 계획이다.
한국지엠은 지난 7월 노조에 법인분리 계획을 설명한 뒤 지난 19일 주주총회를 통해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노조와의 단체협상은 없었으며, 2대 주주인 산업은행마저 노조 반대로 주총 행사장에 들어가지도 못하는 등 갈등을 빚었다.
한국지엠 노조는 23일 '출근 선전전'을 시작으로 법인 분리를 반대하는 투쟁을 시작했다. 노조 간부 120여 명은 이날 인천 부평 본사 출입문 등에서 '법인분리 원천무효'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시위를 했다. 노조는 이와 함께 회사 곳곳에 '카허 카젬 사장 퇴진' 등의 스티커를 붙이기도 했다.
노조 간부 전원은 오는 26일 파업에 들어가 인천시청·부평구청·부평역 등에서 '대시민 선전전'을 펼칠 예정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노조의 투쟁이 장기화되면 한국지엠의 이미지와 판매실적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국지엠 신설법인은 예정대로 오는 12월 3일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 관계자에 따르면 채용공고를 내고 출범 전 까지 한 달 동안 약 100명의 연구 개발 인력을 선발하는 과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최종 한국지엠 부사장은 22일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근 추진되고 있는 한국지엠 연구개발 법인은 한국지엠의 한국 시장 철수과 무관하다는 입장과 함께 법인분리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결정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법인분리가 결정된 만큼 이제는 노사가 힘을 합쳐 성장을 모색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해 힘써야 할 때"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