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장유성 서비스 플랫폼 사업단장이 Q&A 세션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SK텔레콤
"SK의 장점 중 하나는 사용자 접점이 큰 다양한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오픈된 AI 서비스가 얼마나 많은 고객을 끌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SK텔레콤이 자사 인공지능(AI) '누구'의 오픈 플랫폼을 24일 일반에 첫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개인과 기업 등 써드파티(협력회사) 개발자들과 함께 '누구 생태계' 조성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장유성 SK텔레콤 서비스 플랫폼 사업단장은 이날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누구 컨퍼런스 2018'에서 키노트 직후 기자들과 만나 SK텔레콤의 AI 서비스와 기술을 소개했다.
누구 컨퍼런스 2018에서 공개한 '누구 디벨로퍼스'는 SK텔레콤의 AI '누구' 오픈플랫폼의 정식 명칭이다. 기술 개발 역량이 부족한 개인과 기업은 이 플랫폼을 통해 AI 서비스 개발을 보다 손쉽게 할 수 있다.
누구 디벨로퍼스는 써드파티가 직접 AI 서비스를 제작할 수 있는 '누구 플레이 키트'와 사용자 그룹과 전용 디바이스를 관리할 수 있는 '누구 비즈'로 구성된다. 사용자의 발화부터 응답까지 전 과정을 처리하는 엔진을 포함하고 있다. 기술에 대한 개념적인 이해만으로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게 설계된 셈이다.
SK텔레콤은 6월부터 누구 오픈 플랫폼 베타 버전을 기반으로 편의점 CU, 워커힐호텔 비스타 등과 서비스를 제작·운용해왔다. 조만간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도 공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의 AI 스피커인 누구는 출시 이후 2년 동안 총 36개의 서비스를 내놨다. 이번 오픈 플랫폼 공개로 써드파티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AI 서비스를 추가하며 SK텔레콤의 AI 서비스 영역이 확대될 전망이다.
AI 생태계 구축은 국내 서비스 선점을 위해 SK텔레콤뿐 아니라 삼성전자, 카카오 등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이 앞다퉈 나서고 있다. 경쟁사인 KT는 지난해 6월에는 개발자 포털과 자사 AI '기가지니' 서비스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공개하기도 했다. 오픈 이후 132개 법인, 1706명의 개인이 서비스 개발을 위해 등록했으며, SDK를 통해 2000여개의 앱이 개발됐다.
지난 7월 말에는 이용자가 직접 AI 스피커를 만들 수 있는 'AI 메이커스 키트'를 출시해 음성인식 플랫폼이 없이도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개발환경을 조성하기도 했다.
카카오도 오는 12월 AI 오픈플랫폼 사이트 '카카오 디벨로퍼스'를 공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행사는 '누구 디벨로퍼스'를 활용해 AI '누구' 서비스를 자사에 접목해 활용하려는 200여 기업과 개발자들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장유성 단장은 "SK텔레콤은 이동통신(MNO)뿐 아니라 인터넷TV(IPTV), OTT, 커머스 등 고객 접점이 다양한 서비스를 확보하고 있어 모든 생태계가 합쳐져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이번 오픈 플랫폼의 취지를 설명했다.
장유성 단장은 세계적인 자연어 기반 지식엔진 울프램 알파의 창립 멤버로 지난 7월 SK텔레콤에 합류했다. 현재 AI 리서치센터의 개발 기술 검증과 사업화 가능성 등을 맡고 있다. SK텔레콤의 다양한 사업군이 AI 생태계 확대에 큰 역할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장유성 단장은 구글, 알렉사, MS 등 글로벌 업체들과의 국내 AI 시장 경쟁에 대해서도 "글로벌 업체의 무서운 점은 플랫폼이지만 현재 대화형 인터페이스 서비스는 외국인이 모창 대회를 하는 가벼운 수준"이라며 "국내 시장은 결국 한국 사람들이 가장 잘 이해하기 때문에 SK텔레콤이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궁극적인 AI 기술 개발 방향에 대해서는 "결국 최고의 AI 서비스는 사용자가 전혀 상호작용을 하지 않아도 (AI가) 알아주는 서비스"라며 "내 마음을 알아주고 자동으로 해주는 서비스를 위해 퀄리티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창업진흥원과 함께 누구 오픈 플랫폼 확산을 위해 총 8400만원의 상금을 내걸고 '누구 플레이 개발 및 아이디어 공모전'도 연다. 이번 공모전은 개발과 아이디어 2개 부문으로 나뉘며, 내달 23일까지 접수를 하고 심사 과정을 거쳐 입상자를 선발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