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와이브로 요금제(10종)별 가입 가능한 이용자 보호 요금제. / SK텔레콤
국내 토종 무선 데이터 통신 기술인 와이브로가 KT에 이어 SK텔레콤도 서비스를 종료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SK텔레콤은 올해 말까지 와이브로 서비스를 종료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를 시작했다고 29일 밝혔다. 현재 SK텔레콤 와이브로 가입자 수는 1만7000명 수준이다.
SK텔레콤 측은 "와이브로 서비스의 지속적 활성화를 위해 자체 기술 개발, 관련 업계와의 협력 등 노력을 이어왔으나 LTE·5G 등 대체 기술 진화, 와이브로 단말·장비의 생산과 공급 부족, 해외 사업자 및 국내 가입자 지속 감소 등으로 정상적인 서비스를 계속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6년 상용화된 와이브로는 우리나라 토종 인터넷 기술이다. 전국 주요 도심을 중심으로 고속·대용량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후 정부의 지원 하에 세계 주요국에 수출되기도 했다. 국내 제조사의 기술 개발에도 기여했다.
그러나 LTE 등 대체 기술이 진화하며 상용화한 지 12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 KT도 와이브로 서비스 종료를 위해 신청서를 제출하고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
SK텔레콤은 와이브로 서비스 종료에 앞서 기존 가입자가 불편 없이 데이터 통신을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롱텀에볼루션(LTE) 전환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우선 기존 가입자가 LTE 전환 시 'T포켓파이' 단말을 무료 증정한다. 또 기존 대비 추가 요금 부담 없이 T포켓파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자 보호 요금제를 신설, 가입 시점부터 2년간 제공한다. SK텔레콤은 기존 가입자가 LTE전환 또는 서비스 해지 시 기존 위약금과 단말 잔여 할부금을 전부 면제할 방침이다.
LTE 전환 지원 프로그램은 이날부터 시행된다. 와이브로 서비스 종료 시점으로부터 향후 2년간 계속 운영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승인을 거쳐 오는 12월 말을 목표로 와이브로 서비스를 종료하겠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연말까지 기존 가입자에게 ▲문자메시지(MMS) ▲T월드 홈페이지 및 각종 앱 ▲우편·이메일 요금 안내서 ▲인터넷·신문·전화 등을 통해 와이브로 서비스 종료와 LTE 전환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적극 안내할 방침이다. LTE 전환 지원을 받고자 하는 기존 가입자는 전국 T월드 매장, SK텔레콤 고객센터, 공식 온라인몰 'T월드다이렉트'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양맹석 SK텔레콤 MNO사업지원그룹장은 "와이브로 서비스 종료가 다가올 5G 시대에 차별화된 통신 서비스를 선보이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