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업계가 원재료 수급 문제로 비상이 걸렸다.
세계 최대 코발트 채굴 업체 글랜코어(Glencore)가 소유한 콩고민주공화국(이하 DRC) 카모토(Kamoto) 구리·코발트 광산에서 기준치 이상의 고농도 우라늄이 발견되면서 2019년 생산차질이 우려되고 있어서다. 전기자동차 수요는 갈수록 늘어나는 데 비해 리튬이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 공급은 한정돼 있다.
다만 가격이 오르더라도 오는 2020년까지 전기차 시장이 연평균 45% 성장할 것으로 보여 LG화학과 삼성SDI등의 주가에 충격을 줄 가능성은 낮다는게 시장의 분석이다.
12일 이베스트투자증권과 외신에 따르면 지난 6일 글랜코어(Glencore)는 카모토 광산에서 생산된 코발트에서 기준치 이상의 고농도 우라늄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또 해당 광산에서 생산된 코발트 판매를 내년 2분기까지 잠정중단한다고 전했다.
이번 발표로 글랜코어 주가는 추가 하락한 반면, 중국계 광산기업인 뤄양몰리브덴의 주가는 일시적으로 반등했다.
당장 공급차질이 우려되진 않아보인다. 가격이 이를 말해 준다. 런던금속거래소(LME)의 코발트 가격(3M 선도, 달러/톤)은 5만1000달러다. 연초 대비 -32.23% 줄었지만 최근 1주일 새 -11.69%, 한달 새 -17.41%로 하락폭이 점차 줄고 있다.
하지만 시장과 업계는 글랜코어발 공급우위 시장에 균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최근 코발트 가격 하락을 이끈 원인이 주요 코발트 채굴 광산(연간 2만2000톤 생산 규모의 콩고민주공화국(이하 DRC) 카탕카 광산 생산 재계)의 생산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LME위크에서 다수의 기관은 내년 코발트의 공급우위 규모를 2만300톤 이상으로 봤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급우위 폭은 약 5000톤 가량 축소될 것이란 관측이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최진영 연구원은 "글랜코어가 2500만달러를 투입해 내년 6월경 이온 교환 방식을 통해 기존 생산된 코발트에서 고농도 우라늄을 제거할 예정이다. 그러나 고농도 우라늄을 제거한다 하더라도 당국의 재심까지 걸리는 기간을 고려하면 조기 판매는 다소 제한적이다"고 말했다.
카모토 광산은 글랜코어의 2대 광산 가운데 하나로 올해와 내년 생산 목표는 각각 1만 1000톤, 3만4000톤이었다. 회사는 이번 사태로 1472만톤의 판매차질을 예상했다. 하지만 올해 3분기 생산(6500톤)된 물량을 목표치와 비교할 대 공급차질은 예상보다 클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전기차 확대로 코발트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 2020년까지 전기차 시장은 연평균 45% 성장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전기차 500만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독일은 2030년, 영국·프랑스는 2040년까지 내연기관차를 퇴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2020년까지 5조원 규모의 전기차 지원책을 내놨고, 일본은 최대 100만엔(약 960만원)의 보조금을 준다. 한국 정부도 2022년까지 전기차 35만대룰 보급할 계획이다.
LG화학과 삼성SDI등의 주가에 영향줄 정도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키움증권 김지산 연구원은 "코발트 매장량의 49%가 콩고에 집중돼 있다. 콩고 내전, 헤지펀드 투기 수요 급등으로 채굴 광산의 생산량도 증가했다"면서 "산지 채굴 광석이 완제품으로 만들어지기까지 1~2분기가 소요되는 통상적 지체 시간을 감안하면 가격 하락은 2019년부터 본격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SDI,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전기전자 업종 10개사의 올 영업이익은 58% 증가한 6조4000억원, 내년에는 20% 증가한 7조7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SDI의 내년 예상 영업이익은 1조1678억원(신한금융)이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예상치도 각각 2조8803억원(하이투자), 3조2270억원이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코발트 장기 공급 계약과 공급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코발트 비중을 최소화하는 배터리 개발도 진행 중이다. LG화학은 현재 10%인 저코발트 배터리 판매 비중을 내년까지 40%로 올리고, 2020년에는 60%까지 확대키로 했다. LG화학은 앞으로 코발트가 아예 들어가지 않는 '코발트리스' 배터리 개발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니켈과 망간 비율을 높이고 코발트 비율은 낮춘 NCM811 배터리 양산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