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국제유가는 수요 둔화로 인한 약세 요인과 이란 제재의 점진적 강화, 석유수출국기구(OECD) 감산 재개 가능성 등의 강세 요인이 혼재하면서 큰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에 게재된 '최근 국제유가 약세 배경 및 전망'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 약세는 주요 산유국이 공급물량을 늘린 가운데 그동안 유가 불안요인으로 작용했던 이란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고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제기된 영향인 것으로 분석됐다.
OPEC의 6월 감산 완화결정 이후 사우디와 러시아는 생산량을 빠르게 늘렸다. OPEC에 따르면 10월 사우디, 러시아의 원유 생산량은 각각 일평균 1063만, 1160만배럴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량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미국의 8월 원유생산량은 예상치를 30만배럴 상회했고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생산량 전망치를 전월 전망보다 16만배럴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원유공급 증가세는 확대됐다. 전년 동기 대비 석유공급 증가율은 올해 1~8월 2.1%에서 9월 3.5%, 10월 3.3%로 증가 추세다. 반면 수요는 계절적 요인 등으로 감소하면서 9월 이후 원유시장이 공급 초과로 전환됐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다소 해소되는 모습이다. 지난 5일 이란에 대한 미국의 2단계 경제제재 이후 글로벌 원유공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미국이 일부 이란산 원유수입국을 제재대상에서 한시적으로 제외함에 따라 공급 감소 우려가 일시적으로 완화됐다.
반면 중국 경제지표 부진, 신흥국 금융불안 등으로 원유수요 둔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국 주가 하락, 달러화 강세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원유 선물시장의 순매수 규모(비상업부문)가 크게 축소됐다.
한은은 향후 원유시장은 높은 수준의 변동성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주요 기관들이 최근 국제유가 약세에도 브렌트유 기준 70달러대 전망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 관계자는 "현재의 글로벌 원유수요 둔화 우려가 심리적 요인 등으로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원유시장 초과공급도 이란 원유수출의 점진적 감소, 동계 난방유 수요 등으로 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