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혜화지사 국제통신운용센터에서 열린 KT아현지사 화재로 인한 후속대책 논의를 위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통신 3사 최고경영자 긴급 대책회의에서 유영민(왼쪽 두 번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하현회(왼쪽부터)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유 장관,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 이형희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 사장. /손진영 기자
KT가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관련, 통신장애에 대한 안전 대책을 마련했다. 정부에서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KT뿐 아니라 이동통신 3사 전국 통신망 안전점검을 시행하겠다는 방침이다.
26일 KT에 따르면 이날 18시 기준, 화재로 인한 통신장애와 관련해 인터넷 회선은 98%, 무선은 86% 복구됐다. 무선의 경우 2833개 가운데 약 2437개 기지국이 복구된 것으로 나타났다. 무선회선 복구율은 전날 오후 6시 기준 63%보다 21%포인트 높아졌으며, 인터넷 복구율도 전날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주말인 24일 오전 11시 12분께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지사 건물 지하 통신구에서 화재가 일어나 통신장애가 일어난 지 약 이틀 만에 대부분이 복구된 것이다. 그러나 이에 따른 후폭풍은 크다. 통신장애가 일어난 이후 서대문구, 중구, 용산구, 마포구 일대와 은평구, 경기 고양시 일부 지역의 관련 지역경제가 마비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화재로 일어난 인재라고 하기에는 지역 경제가 마비될 정도로 '통신대란'이 일어나 국민들의 불안감도 커졌다.
이에 유영민 장관은 이날 서울 KT혜화전화국에서 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CEO를 불러 긴급 대책 회의를 열었다.
유영민 장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전국 통신망에 대한 안전점검과 관련해 전면적으로 파악할 예정"이라며 "27일부터 통신사와 관련 부처가 재해 관련 통신망 대책을 마련하는 태스크포스(TF)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과방위 업무보고에서도 "중요 통신시설 전체를 대상으로 종합 점검을 추진하고 통신사가 자체 점검하는 D급 통신시설도 점검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KT 아현지사는 A·B·C등급보다 중요하지 않은 D등급 시설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백업 체계'를 갖추지 않았고, 화재 사고 이후 복구가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 장관은 "아현 통신국이 D등급이지만 서울 지역 거의 4분의 1, 5분의 1이 막대한 피해를 봤다"며 "그런 사고를 감지하거나 예측했어야 하며, 스프링클러나 여러 가지 소방장비들이 준비되고 백업시스템이 마련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KT는 이번 아현지사 통신구 관련 화재로 안전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전국 네트워크 시설 특별점검과 상시점검을 강화하고, 비의무지역에도 스프링클러 설치를 추진한다.
KT 관계자는 "소방법상 설치가 의무화돼 있지 않은 500m 미만 통신구에 대해서도 CCTV, 스프링클러 등을 계획 수립 즉시 최단시간 내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재해 발생 시에는 정부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과 협력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SK과 LG 측에서도 이번 통신장애와 관련, 유감을 표명했다. 이날 열린 긴급회의에서 이형희 SK브로드밴드 대표는 "물자 외에 현장 인력 지원도 같이 노력해야 한다"며 "이런 사고를 겪으면 통상 무선의 중요성이 부각되지만 유선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는 "어느 회사든지 일어날 수 있는 사고"라며 "통신구뿐 아니라 공동구에 대해서도 점검을 해 사고를 방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번 통신장애와 관련해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와이파이 8300식을 KT 가입자에게 개방했다.
한편, 소방당국과 KT는 소실된 광케이블과 회선 복구까지 일주일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