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넥신은 올해 유상증자로 2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제넥신이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한 것은 유증 결정 공시에 앞서 미국 자회사 네오이뮨텍(NIT)이 뇌암치료제 후보물질 '하이루킨'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시험계획 승인신청(IND) 허가를 받은 것이 결정적 요인이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지난 10월 1481억원을 유상증자했다. 에이치엘비(HLB) 바이오 그룹은 4분기 위암 3차 치료제로 개발 중인 '리보세라닙' 글로벌 3상 환자 모집을 마쳤다. 내년 3분기 신약 허가 신청서(NDA)를 제출할 계획이다.
무형자산을 많이 보유한 기업은 부채성 자금조달 보다는 지분형 자금 조달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대기업(자산 2000억원 초과)이 무형자산투자를 주도했다.
6일 자본시장연구원의 '무형자산의 부상과 기업금융 수요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무형화지수(특정 기업의 전체 자산 중 무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기업은 부채성 자금조달 규모가 다른 기업에 비해 작고 지분형 자금조달 규모가 컸다.
또 다른 기업과 비교해 전체 자금조달 중 영업현금흐름을 통한 내부자금조달 비중이 부채성 및 지분형의 외부자금 비중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박 연구원은 무형화지수가 낮은 순서부터 LL, L, M, H, HH 그룹으로 나눠 실증 분석했다.
무형화지수가 가장 높은 'HH'그룹의 경우 2004년 이후 전반적으로 부채성 자금조달 규모가 가장 작았다. 반면, 'HH'그룹은 표본기간 전체에서 지분성 자금조달 규모가 가장 컸다. 부채성 자금조달은 무형화지수와 부채성 자금조달 규모가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지분성 자금조달의 경우에는 무형화지수가 가장 높은 'HH'그룹을 제외하고는 무형화지수 그룹별로 지분성 자금조달 규모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박 연구원은 "무형자산의 높은 위험, 불확실성 그리고 기업과 투자자 간 정보비대칭성으로 인해 무형자산 비중이 높은 기업은 내부자금과 외부자금의 자본비용의 격차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무형화지수가 높은 기업은 높은 내부자금 의존도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업의 내부자금의존도(조정 영업현금흐름)는 무형화지수가 높은 기업일수록 증가(조정영업현금흐름 비중 61.1%에서 81.3%로 단조증가(monotonically increasing))하고, 부채성 자금조달 비중은 감소(29.2%→6.3%)했다. 지분성자금 조달은 증가(9.7%→12.4%)했다.
무형화지수가 높은 기업의 부채비율은 다른 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무형화지수와 재무상태표 상 부채비율을 무형자산 추정치로 수정한 수정부채비율의 상관관계에서 장부상의 부채비율과의 상관관계보다 높게 나타난 것이다.
무형자산 비중이 높은 기업은 높은 정보비대칭성과 낮은 자산 담보가능성으로 재무적 제약도는 높았다. 재무적 제약도는 기업의 외부자금조달에 있어서 기업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자본비용으로 조달하기 어려운 상황 즉, 재무적 마찰(financial friction)의 정도를 의미한다.
재무적 제약도가 높은 기업은 보유현금의 비중이 높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무형자산 비중이 높은 기업은 외부자금의 조달이쉽지 않기 때문에 외부의 자금조달 환경변화에 대응해 예비적 동기의 현금보유가 나타나는 것. 또 'HH'그룹을 제외하고는 무형화지수가 증가할수록 투자의 회귀계수의 절대값이 증가했다. 이는 무형화지수가 높을수록 보유현금을 사용해 투자재원을 조달하는 것을 말해 준다.
한편 전체 표본의 평균 무형화지수는 1999년 약 0.33에서 출발하여 2007년까지 증가한 이후 감소 추세로 전환했으며, 2016년부터 다시 증가하기 시작해 2017년 0.39를 기록했다. 실질자산 2000억원 초과 기업의 평균 무형화지수는 1999년 0.21에서 2017년 0.39으로 증가했다. 이는 2017년 기준 실질자산 2000억원 이하 기업의 평균 무형화지수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실질자산 2000억원 초과 기업이 전체 표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기업 수 기준으로는 약 5% 밖에 안되지만 실질자산 기준으로는 전체 표본의 약 73%를 차지하고 있어 국내 기업부문을 대표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무형화지수가 빠르게 증가해 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박 연구원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무형화지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HH 그룹 소속 기업의 규모가 평균적으로 작더라도 경제구조에서 차지하는 무형자산의 중요성은 과소평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