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포항이 지난 2월 50인승 소형 항공기 2대로 운항을 시작한 지 10개월 만에 마지막 비행을 마쳤다. 현재 에어포항은 포항시에 운항지원금을 요청한 상태지만 재취항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베스트에어라인은 최근 에어포항 대주주인 동화전자공업주식회사로부터 주식 85%를 사들여 경영권을 인수한 뒤 비행기 교체를 이유로 1일부터 포항∼김포 노선 운항을 중단한 데 이어 10일 포항∼제주 노선 운항도 중단했다.
에어포항은 오는 2019년 3월까지 신기종(A319) 3대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사실상 경영정상화는 불투명하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앞서 에어포항은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렸다. 전자부품 생산업체인 동화전자공업주식회사가 전액 출자해 초기 자본금 100억원으로 시작했지만 포항-김포 노선의 탑승률은 50%대로 저조했다.
퇴사자도 줄을 이었다. 지난 2~3개월간 임금이 체불되면서 120여명의 직원들 가운데 110명이 사직했다. 이들은 노동부 포항지청 및 부산지방항공청에 체불임금 지급 진정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현재 에어포항은 공항 근무 직원 등을 동원해 항공기 예약자들에게 환불 절차를 안내하고 있다.
에어포항의 사례로 신규 LCC(저비용항공사) 진입에 인한 공급과잉과 출혈경쟁 우려도 나온다. 항공수요를 생각했을 때 영업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는 입장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에어필립 등이 국토교통부 항공운송사업 면허신청서 제출한 상황이다. 국토부는 지난달 면허심사에 착수했으며 내년 1분기까지 심사를 완료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앞으로 시장분석 등 신규 LCC에 대한 내부적인 사업계획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며 "진행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해 국내 LCC 영업이익률을 보면 ▲진에어(10.91%) ▲제주항공(10.17%) ▲티웨이항공(8%) ▲에어부산(6.14%) ▲이스타항공(3.19%) 순이다. 국내 항공산업 환경과 비용 구조를 감안해 최대치라는 분석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시장에서 경쟁은 필연적이다"며 "단 신규 LCC들은 시장 안에서 경쟁우위를 갖도록 차별화된 전략을 시행해야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포항시는 10일 포항공항 활성화 방안 등을 발표하고 지역항공사 설립 재추진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항공 수요와 경영 등을 고려했을 때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해 6월부터 경북도와 함께 출자법인을 설립한 뒤 기존 에어포항과 합병해 지역 소형항공사 설립을 모색했으나 에어포항 경영난으로 출자를 미뤄왔다.
최웅 포항시 부시장은 "울릉공항 개항에 대비해 지역거점 항공사 유치와 육성을 추진한 포항시로서는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에어포항은 포항시에 운항지원금을 요청한 상태로 재취항에는 난항이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