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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계

기업 설비투자 대신 은행에 파킹...중기는 더 죽을 맛

은행에 쌓아둔 기업 '파킹 자금'이 400조원을 넘어섰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기업이 투자 대신 돈을 쌓아두고 있는 것이다.

암울한 전망에 기업들이 몸(투자)을 움츠리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투자에 소극적인 추세는 통계청이 발표하는 제조업 국내공급동향에서도 확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기업이 생산에 쓰는 기계장비 등 자본재 공급은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2.9% 감소했다. 2013년 1분기(-15.5%) 이후 5년 6개월 만에 감소폭이 가장 컸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기업이 예금주인 금액은 401조7034억원에 달한다. 이는 은행의 예금잔액 1369조7058억원 가운데 29.3%를 차지하는 것이다.

기업이 은행에 맡긴 돈은 1년 전 82조9999억원보다 18조7035억원이 늘었다.

전제 기업예금 중 17.8%(71조4220억원)는 예금주가 원할 때 즉시 찾을 수 있는 요구불예금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두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내년에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은행에 계속 유입될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기업들은 가계와 달리 소비를 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이 순이익으로 남긴 소득과 현금은 투자와 저축에만 사용된다. 따라서 기업의 저축이 늘었다는 것은 기업들이 투자를 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실제 설비투자와 직결되는 자본재 수입은 증가폭이 둔화되더니 3분기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6.2% 증가했던 자본재 수입은 1분기 12.8%, 2분기 1.5% 증가했고 3분기에는 6.5% 감소했다.

파킹 자금은 더 늘 가능성이 있다. 산업은행이 최근 국내 31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내년 설비투자는 올해보다 적은 170조원에 머무를 전망이다. 감소폭이 6.3%다.

기업 사내유보금도 증가세다.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등이 모인 '재벌 사내유보금 환수 운동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30대 기업의 사내유보금(비상장사 포함)은 전년 대비 75조6013억원이 늘어난 총 882조9051억원이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269조5924억원으로 가장 많고, 현대자동차(135조2807억원), SK(98조7578억원), LG(55조9788억원), 롯데(57조410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SK는 3년 연속 부동의 1~3위를 기록했다. 30대 그룹 사내유보금 중 상위 10대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59조2954억원으로 전체의 85%가 넘었다.

기업들이 세계적인 경쟁 심화와 중국의 성장세 둔화, 기업 구조조정 등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에 투자를 머뭇거리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를 낸다.

인천에서 자동차 부품 업체를 운영하는 K씨는 노후된 장비를 정비해가며 하루하루 버텼지만 내년을 생각하면 잠이 안온다. 예전저럼 현대기아차가 잘나갈 땐 새 장비를 들여 노후 장비도 교체하고 생산 설비도 늘렸다. 하지만 최근엔 비용 줄이기에 급급하다 보니 투자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K씨는 "경기가 회복돼 매출이 늘어야 설비도 교체하고, 앞으로 새사업도 도모할 텐데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안 된다"며 "하청업체는 지금처럼 전방산업이 부진할 땐 한순간에 공장이 날아갈 수도 있다"고 했다.

실제 중소 제조업체 5곳 중 2곳은 올해 들어 투자 실적이 없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0월 14~20일 중소 제조업체 3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제조업 투자 현황 파악 및 정책 의견 조사'에 따르면 올해 1~9월 투자 실적이 있는 기업은 63.3%, 없는 기업은 36.7%였다. 투자 실적이 있는 기업 중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투자를 축소한 곳은 13.0%, 확대한 곳은 12.6%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 제조업체 5곳 중 4곳은 4분기 투자 계획이 없거나 미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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