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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127)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김민 데일리폴리 정책연구소장. 동시통역사·정치평론가·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지난 1997년 IMF사태 이후로 경제가 최악의 상황이다.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생활물가는 무섭게 급등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에 따른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인건비 급등, 국제유가 상승, 교통비 등 공공요금 인상을 원인으로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공공요금 인상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기업의 적자를 만회하기 위한 것이므로 소득주도성장이 불러온 결과이다.

인플레이션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경기 과열에 의한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과 임금과 유가상승 등으로 초래되는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이다. 경제성장률은 낮아지는데 인플레이션은 높아지는 현상을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라 한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정부의 무리한 소득주도성장으로 일자리는 줄어들고 반면에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은 심각한 문제이다. 한번 발생하면 회복하기 쉽지 않다. 고임금 때문에 생산비용과 서비스 비용이 증가해 물가가 오르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물가상승은 다시 임금인상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단순히 생각하면 임금을 낮추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불가능하다. 대한민국의 강성노조 때문이다. '광주형 일자리'가 쉽지 않은 점을 보면 소득정책의 어려움을 가늠하기에 충분하다.

스태그플레이션보다 더한 것이 '스크루플레이션(screwflation)'이다. 말 그대로 '쥐어짠다'는 뜻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가 침체되면서 물가가 올라가는 현상이지만, 스크루플레이션은 쥐어짤 만큼 가계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체감물가가 올라가는 것을 말한다. 임금물가의 악순환과 통화정책의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일자리 자체를 잃는 것보다는 임금을 과도하게 상승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대한민국의 가계부채는 1,500조원을 넘어 세계 10대 가계부채국가에 속한 지 오래다. 거듭 강조하지만 여타 지표보다 우리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상승은 더 높은 수위에 있다. 이것이 작금의 대한민국 민생경제의 실상이다. 내년에도 최저임금상승률은 10.9%로 올해의 16.4%에 이어 2년 연속 10%대 고공행진이 예상되고 총체적인 경기침체는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게다가 최저임금이 내년에 더 오르게 되면 서민의 고통지수는 극에 달할 것이다. 이런 일련의 사실들을 감안할 때 내년에 다가올 경제위기는 과거 IMF와 같은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한 국가의 어느 정책보다도 경제정책과 경제상황은 국민들에게 가장 민감한 부분이다. 대한민국과 같이 분단에 휴전 중인 국가에게는 대북문제 등이 더 중요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매일매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것은 역시 경제정책과 경제상황이다. 먹고 사는 문제가 어렵고 극에 달한 입장이 중요하지, 대북문제나 외교문제가 아무리 중요하다 하더라도 국민에게는 후순위의 관심사일 뿐이다. 객관적인 경제지표는 물론 체감경기가 바닥을 친 상황에서 국민에게는 여야 정당에 대한 지지와 구분도 모호해지기 마련이다. 그냥 단순하게 먹고 사는 문제 즉 체감경기라도 호전시켜줄 수 있는 정당과 정부만 필요할 뿐이다. 국민이 기본적인 민생을 보장받을 수 있을 때 정부의 여타 정책과실도 이해받을 수 있는 것이다.

경제상황을 판단하는 데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아무튼 필자의 견해로는 과거 두 번의 오일쇼크처럼 공급 측면에서 물가가 올라가는 현상이 흔하지는 않지만, 현재 최저임금 인상 등이 분명히 물가에 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기준금리마저 올리면 경기침체는 더 가속화돼 충분히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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