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예상 매출액 10조 원, 영업이익 1조 원 이상인 기업(단위:억원)자료=에프앤가이드
"한국 경제가 단기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와 동반한 물가 상승), 중기적으로 고실업, 장기적으로는 성장과 복지, 재정 건전성의 트릴레마(trilemma·동시에 세 목표를 모두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이근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2019년 한국경제 대전망' 기자간담회)
한국경제가 벼랑 끝에 몰려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3.0%에서 2.8%로, 국제통화기금(IMF)은 2.9%에서 2.6%로 낮췄다. 크리스티안 드 구즈만 무디스 정부신용평가 담당 이사는 '2019 한국 신용전망' 브리핑에서 "한국의 성장이 둔화하고 있으며 특히 수출 성장세 둔화가 유동성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며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2.3%로 조정했다.
일자리가 줄어 들고, 민간소비가 '마이너스'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기업들은 투자를 꺼리고 있다.
이 같은 위기속에도 '매출 10조-영업이익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며 한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곳들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대한민국의 국부를 창출하는 강력한 성장엔진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주목 대상이란 평가다.
◆'10-1 클럽'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등
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6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0조, 1조원이 넘는 이른바 '10-1 클럽'에는 31개사가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9의 빈자리를 반도체가 채우면서 올해 매출 245조348억원, 영업이익 52조5888억원이 예상된다.
대신증권 이수빈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 사업 부문별 영업이익은 반도체의 경우 작년보다 22% 감소한 36조5000억원, 디스플레이는 30% 늘어난 3조8000억원, IM(정보기술모바일)은 작년과 비슷한 10조5000억원, 가전은 3% 증가한 2조1000억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반도체 부문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12% 줄고, 2분기에는 4% 감소할 것으로 보이나, 2분기 중 수요 회복과 공급 제약 효과로 3분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도 40조99억원 규모의 매출과 18조1603억원의 영업이익이 기대된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고유의 변동성을 상쇄할 수 있는 대응역량이 강화됐다는 판단"이라며 "향후 메모리 업황 둔화 속에서도 자본지출과 현금흐름을 적절히 관리함으로써 잉여현금흐름 흑자를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도 각각 100조 7337억원, 56조4667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3조8693억원, 1조7381억원이다.
신영증권 문용권 연구원은 현대차에 대해 "제네시스 G90(부분변경), 팰리세이드에 이어 2019년에는 G80 완전변경과 뒤를 이어 제네시스 SUV 라인업이 구축될 예정이다"면서 "수출 및 해외지역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을 시도 할 수 있는 해가 될 것이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4만원을 유지했다.
이어 SK(이하 매출액 106조6906억원·이하 영업이익 6조6014억원), LG전자(66조4459억원·3조2674억원), POSCO(66조436억원·5조5208억원), 한국전력(62조6564억원·3조542억원), SK이노베이션(56조3901억원·3조274억원), 한화(51조7393억원·2조3228억원), 현대모비스(36조9897억원·2조4150억원), LG화학(32조2249억원·2조5636억원), CJ(31조4498억원·1조6373억원), 삼성물산(31조2679억원·1조2338억원), 현대중공업지주(27조9987억원·1조6240억원), S-Oil(27조7861억원·1조8857억원), 한국가스공사(27조4907억원·1조3892억원), KT(23조8170억원·1조4341억원), 현대제철(21조7016억원·1조5060억원), 두산(19조9523억원·1조4974억원), GS(19조306억원·2조4366억원), 현대건설(17조8504억원·1조1351억원), 롯데케미칼(17조6034억원·2조1532억원), SK텔레콤(17조4288억원·1조4497억원), 두산중공업(15조9425억원·1조2705억원), 대한항공(13조5076억원·1조131억원), LG(13조1547억원·2조3705억원), 삼성SDI(11조4403억원·1조338악원) 등이 '10-1 클럽'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금융사로는 KB금융(14조5429억원·4조8105억원), 신한지주(14조5113억원·4조6431억원), 하나금융지주(10조9126억원·3조3180억원) 등이 명품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 끊임없는 혁신과 투자
이들의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미래를 내다보는 공격적인 투자, 끊임없는 혁신과 창조적 발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한국경제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18 산업 연구개발 투자 스코어보드'를 보면 삼성전자는 전 세계 기업 중 연구개발(R&D) 투자를 가장 많이 한 기업에 올랐다. 전년보다 11.5% 증가한 134억3670만유로(17조3000억원)을 투자했다.
LG전자는 53위, SK하이닉스는 67위, 현대차는 73위였다.
명품의 값어치는 그 브랜드가 가진 역사와 가치, 그리고 특화된 디자인과 기능 등으로 결정된다고 한다. 주식시장에서도 이 같은 논리는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삼성전자가 단적인 예다. 국내 기업평가에 인색한 외국계 증권사들까지 호평한다.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는 생존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길게 보고 투자하면 시장 대비 이길 확률이 높다"며 "안정적인 기반을 가진 고가주식은 주가가 하락해도 가격복원력이 뛰어나고 경기가 회복될 때는 해당 섹터에서 지위가 한층 강화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