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7일(미국 라스베가스 현지 기준) 미국 라스베가스 윈호텔에서 SK텔레콤-싱클레어 간 합작회사 설립 관련 협약식에 참석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 크리스토퍼 리플리 싱클레어 방송 그룹 CEO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SK텔레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세계 최대의 가전 박람회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9'에서 전방위 협력을 벌이며 탈(脫)통신 행보를 보이고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를 맞아 전통적인 무선 사업에서 벗어나 자율주행차, 미디어 사업 등 신사업 발굴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 위해서다.
13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미국 최대 지상파 방송사 싱클레어 방송그룹과 모바일 방송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구글과 가상현실(VR) 콘텐츠 공동제작에 협력키로 했다.
CES에 출격한 이동통신사 최고 경영자(CEO)들이 첨단 제품의 데뷔 무대로 꼽히는 무대에서 경영 구상의 밑그림을 그리고 온 셈이다. 가전쇼인 CES는 5G 통신을 기반으로 자동차, 통신 등 업종을 뛰어넘는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SK텔레콤은 국내 이동통신사 중 유일하게 CES에 참가해 자율주행기술, 실감 미디어 등을 선보이는 한편, 박정호 사장이 세 번째로 출장에 나서기도 했다.
가장 큰 성과는 미국 방송사 싱클레어 방송 그룹과 합작회사를 설립해 차세대 방송 솔루션 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양사는 총 3300만 달러를 투자해 공동 경영에 나서고 합작회사는 1·4분기 내 출범 예정이다.
미디어뿐 아니라 자율주행 시장에도 전방위 협력에 나선다. 세계 최대 자동차 전장 기어 하만과 싱클레어 방송 그룹과 차량용 플랫폼을 공동 개발한다. SK텔레콤은 이번 협력으로 자사의 미디어 기술과 데이터 송·수신 기술이 미국 자동차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안에는 방송망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를 실시간을 전송하는 ATSC 3.0 기반 차량용 플랫폼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오른쪽부터 세 번째)이 센트럴 홀(Central Hall)에 위치한 인텔 전시장을 방문, BMW 이어 포드와 같이 진행하고 있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5G 시대를 대비해 구글과 VR 콘텐츠 공동 제작에 합의하고, 5G 스마트폰 상용화 시점에 맞춰 VR 전용 플랫폼을 오픈한다고 CES에서 밝혔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CES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기업 간 거래(B2B) 영역에서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스마트홈 등에서 5G 글로벌 기술 파트너를 체결하면서 통신업체의 리더로 나가는 게 LG유플러스가 산업 트랜스포메이션의 중심으로 놓이는 게 아닌가 한다"며 "구글과의 VR 콘텐츠 제작을 채택하는 등 글로벌 플랫폼 업체와 기술 협력이 맞물려서 5G가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5G 생태계 구축을 위해 글로벌 사업자 및 이종 사업자와의 협력이 필수라는 지적이다.
LG유플러스는 구글과 공동 콘텐츠 펀드를 조성해 올 상반기 내 VR 콘텐츠를 제작, 배포하기로 했다. 신규 제작 VR 콘텐츠는 LG유플러스의 VR 전용 플랫폼과 유튜브에서 독점 제공된다. VR 전용 플랫폼에는 구글과 공동 제작한 독점 콘텐츠와 다양한 장르의 VR 영화, 아름다운 여행지 영상, 세계적인 유명 공연, 인터랙티브 게임, VR 웹툰 등이 실린다.
아울러 하현회 부회장은 CES 현장에서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혼다, 닛산 등 완성차 업체의 부스를 방문해 자율주행차에 대한 인사이트를 구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CES를 통해 전세계 통신사들의 5G 조기 상용화가 가시화 됐다"며 "통신사와 제조사, 글로벌 사업자 간의 협력 하에 5G 실감형 미디어, 자율주행 시장 도래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