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5G사업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SK텔레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19'에서 '초(超)시대'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5세대(5G) 시대, 단순한 통신 회사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초 ICT 기업'으로 정체성을 확고히 하겠다는 선언이다.
박정호 사장은 25일(현지시간) MWC 19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 5G 시대에는 증강현실(AR) 글래스가 스마트폰, 노트북을 융합하고 대체할 것"이라며 "AR 글래스를 쓰고 다양한 크기의 TV를 시청하거나, 스포츠 경기장에서 경기와 전문 해설 및 실시간 데이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서비스가 향후 1~2년 안에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매직리프'와 '나이언틱' 등 글로벌 사업자들과 독점 제휴를 맺는다.
SK텔레콤은 매직리프의 AR 글래스를 독점 도입해 서비스를 선도하고 유관 생태계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향후 5G 칩을 탑재한 AR 글래스도 나올 전망이다. 이를 통해 집에서 AR 화면으로 TV 시청, 각종 예약, 쇼핑을 하거나, 물리적 공간을 가상현실으로 복제해 해외 박물관, 유명 쇼핑몰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실제처럼 경험할 수 있게 된다.
AR 게임으로 유명한 나이언틱과는 AR 게임 환경 제공과 기술 플랫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박 사장은 "앞으로 원격 진료, 국방, 공정 관리, 교육 등 산업 전반으로 AR이 확산돼 산업 변화를 이끌 전망"이라며 "이런 시대가 향후 5~10년 안에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텔레콤의 초 혁신은 미디어 분야에서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SK브로드밴드의 OTT '옥수수'와 지상파 연합 '푹'을 통합했고, 티브로드와의 합병 발표를 통해 모바일 1960만, 유료방송 760만으로 총 2700만 가입자 기반을 확보했다.
박 사장은 "새로운 옥수수를 통해 국내외 투자를 유치, 국내 2700만 가입자를 비롯해 글로벌을 대상으로 콘텐츠를 확대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 미디어 산업의 활력을 제고하고 국내 제작사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5G 기술 기반 미디어에서도 VR를 포함해 다양한 단말기도 준비 중이며, 관련 콘텐츠도 순차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미래 산업·스마트오피스·보안·양자암호·모빌리티·AI 등 초 산업으로의 혁신 방향도 제시했다. SK텔레콤은 향후 5G 전용망을 구축해 축구장 3개 규모의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공장 부지에 연구실, 기숙사 등도 스마트 오피스·하우스로 만들어 '스마트 콤플렉스'를 구축할 전망이다. 최근 서울 종로에 얼굴 인식 기반 출입, 모바일 VDI 등을 적용한 '5G 스마트오피스'를 선보인 바 있다.
그는 "5G는 공장뿐 아니라 유통, 금융 등 산업 전 영역으로 확산 중이며, 산업별 대표 기업들과 긴밀히 협의 중이다"며 "5G를 통해 대한민국 산업을 '스마트 인더스트리'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아울러 "세계 3위 차량 공유 업체 '그랩'과 협력해 운전자 내비게이션 기반인 'T맵'을 지도 기반의 포털서비스로 진화시킬 것"이라며 구글을 대체할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제 SK텔레콤은 이동통신사로 불리기에 더 이상 적합하지 않게 될 것이며, 초 ICT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