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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특징주

상장사 '빅배스', "선제적 위험관리 긍정적"

기업들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손실을 지난해 4분기에 앞당겨 반영하는 '빅배스(Big Bath)'에 나서고 있다. 당장은 어닝 쇼크를 걱정하는 분위기가 짙지만 '선제적 위험관리'란 긍정적 측면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빅배스란 새로 부임하는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경영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전임 CEO의 재임기간에 누적된 손실을 최대한 털거나 과도하게 상각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 인수합병(M&A) 과정에서도 흔히 발행한다.

◆ 털고가자 '빅배스'의 유혹

3일 증권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기업들의 '빅배스'가 잇따르고 있다.

두산건설은 2017년 말 자기자본 35%에 해당하는 손상차손 3390억원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52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0.8% 증가한 1조5478억원, 당기순손실은 적자 폭이 확대된 551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두산건설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사업환경 변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관련 추가손실 가능성 차단 등을 위해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설정했다며 올해 이후 추가 손실 가능성이 작다고 예상했다.

AJ렌터카는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이 225억원으로 전년보다 40.7%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은 6527억원으로 2.5% 늘고 당기순손실은 1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KTB투자증권 김재윤 연구원은 "4분기 진행된 주요 자회사(링커블·AJ바이크·AJ셀카·AJ캐피탈파트너스 등) 지분 매각에 따라 관계기업 투자손실 40억원이 반영됨에 따른 것이다"면서 "SK네트웍스로의 피인수 과정에서 많은 손실이 반영되며 부진한 4분기 실적을 기록했지만 2019년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조6512억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7.2%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6924억원으로 전년보다 27.6% 줄었다. 4분기 빅베스의 영향이다.

대신증권 양지환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은 빅배스성 비용 반영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하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면서 "지나간 4분기 실적보다 2019년 유가하락에 따른 이익 개선 모멘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LG그룹 계열사들도 지난해 4·4분기에 빅배스 성격의 부진한 성적을 냈다. 구광모 회장이 그룹을 지위하면서 과거 부진을 털고가기 위한 해석이란 시각이 있다.

LG전자가 작년 전체 매출액 61조3399억원을 기록하면서 2년 연속 매출 60조원을 돌파했고 연간 영업이익 2조702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실적 부진'으로 인해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753억원으로 급감하며 시장 전망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LG화학·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도 지난해 부진의 늪에 빠졌다.

한국투자증권은 2018년에 연결재무제표 기준 8조317억원의 매출액과 644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17년보다 매출액은 29.5% 늘고 영업이익은 6.0% 줄어든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5.2% 감소한 4983억원으로 집계됐다.

◆장기적 체질 개선 동반된다면 호재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가 한창인 기업들이 잇달아 어닝쇼크를 내자 시장에선 다양한 해석이 제기된다.

특히 오너가 없는 기업은 책임 경영이나 효율적 투자 결정이 이뤄지지 못함으로써 실적 턴어라운드가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적잖다.

실제 적잖은 상장 공기업이 덩치(자산 규모)는 매년 커지고 있지만 수익성은 제자리를 맴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흑자를 내는 곳도 장사를 잘해서라기 보다는 매년 공급 가격이 오르거나 시장상황이 좋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과거 공격적 투자 정책이 기업가치 상승이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레버리지만 키웠다는 비판도 적잖다.

건설사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는 않다. 두산건설이 뒤늦게 잠재부실을 털어냈듯이 건설업종에서도 그동안 흑자를 기록한 기업들 중에서 빅배스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증권가에서는 빅배스 기업들에 투자가치 측면에서 후한 점수를 주는 편이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대규모 부실을 털었다는 측면에서 재무구조는 좋아질 가능성이 더 크다"면서 "다만 근본적인 사업 체질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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