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오른쪽) 경제부총리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9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3개월 연속 수출 마이너스(-)에 놀란 정부가 긴급 처방전을 내놨다.
당초 지난해보다 12조3000억원 늘리기로 했던 올해 무역금융 규모를 3조원 추가한 총 235조원 공급해 기업들의 수출 활로를 최대한 넓히기로 하면서다.
이를 위해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중소기업진흥공단, 산업은행 등 관련 예산 취급 기관들을 총동원했다.
또 3528억원을 투입해 수출하려는 중소·중견기업들의 전시회, 상담회 등 수출 마케팅도 적극 지원한다. 수출기업의 절반 정도인 총 4만2000개 기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수출은 작년 동월 대비 11.1% 줄어든 395억6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석 달 연속 하락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도 각각 -1.2%, -5.8%를 기록하며 뒷걸음질쳤다. 수출이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2016년 7월 이후 30개월 만이다.
정부는 기획재정부, 산업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4일 서울청사에서 제9차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수출활력 제고 대책을 확정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수출 활력 제고를 위해 수출 전 과정에서의 무역금융을 대폭 보강하고 자금난을 겪는 유망 수출기업이 수출계약서만으로도 특별보증을 받을 수 있는 1000억원 규모의 수출계약 기반 특별보증제도도 신설할 것"이라며 "1조원 규모의 수출채권 조기 현금화 보증과 3000억원 규모의 매출채권 조기 현금화 특별보증 제도도 새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1조원의 수출채권 조기 현금화 보증 프로그램은 내달 중 선보인다. 무역보험공사가 시중은행과 협약을 체결해 특별보증을 하면 수출기업은 수출채권을 기반으로 은행을 통해 조기에 현금화할 수 있어 자금난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또 수출기업의 원활한 자금흐름을 돕기 위해 수출단계(계약-제작-선적-결제)별로 총 35조7000억원 규모의 8개 무역금융 지원 프로그램도 신설하거나 확대한다.
수출기업에 수출용 원부자재를 납품하는 간접수출 기업들의 매출채권도 현금화가 가능할 수 있도록 3000억원 규모의 특별보증 프로그램 역시 이달중 새로 만든다. 수출입은행의 매출채권 기반 대출도 1조2000억원으로 늘린다.
홍 부총리는 "수출지역 다변화를 위해 올해 3월 중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중앙아시아 플랜트 수주지원센터를 개소하고 신남방 지역 진출을 지원하는 아세안 데스크를 코트라에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수출 지원기관 등 공급자 중심의 수출 지원에서 나아가 기업의 성장단계별 수요·특성을 감안한 수출 생태계 혁신 지원도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3조원 규모의 중견기업 전용 금융상품 출시, 중견기업 해외 지사화 등으로 수출 주역을 육성하고 수출 초보 기업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정부는 또 바이오·헬스, 이차전지, 문화·콘텐츠, 한류·생활소비재, 농수산식품, 플랜트·해외건설 등 6대 신(新)수출성장동력 사업을 중장기적으로 육성하고 이달부터 분야별 세부 육성대책을 순차적으로 추진한다.
국가 차원의 수출지원 정책 효율성 제고를 위해 관계부처, 수출지원기관, 지자체, 수출업계 등이 모두 참여하는 '민관합동 수출전략조정회의'와 관련, 미국을 본떠 한국형 무역촉진조정위원회(TPCC)로 운영한다.
이날 회의에선 민간자본 벤처투자 활성화, 성장(Scale-Up) 집중 지원, 투자자·기업 등 회수시장 참여 확대 등 제2 벤처 붐 확산 전략 등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농수산식품 분야 수출액 100억달러 초과 달성을 목표로 마련된 농식품 수출 확대 방안, 수산식품 신수출 전략 등도 안건으로 상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