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은 최근 1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회사는 확보되는 자금을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정호영 LG화학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번 회사채의 성공적인 발행은 투자자들이 LG화학의 안정적인 재무 현황과 미래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사업 구조 고도화를 적극 추진해 기업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제철도 7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수소전기차' 연료가 되는 '수소' 생산을 맡고 있다. 지난해 현대제철은 충남 당진공장의 수소 생산량을 2배로 확대하며 연간 6500t의 수소 생산설비를 갖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기업 사업재편과 신성장동력 목적의 인수합병(M&A)이 증가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기업 기업결합 건수는 570건(43조6000억원)으로 국내기업 간 기업결합 건수는 554건으로 전년 대비 49건이 늘었다.
기업들은 실탄확보를 위해 회사채시장을 찾고 있다.
13일 한화투자증권과 크레딧시장에 따르면 삼성·현대차·SK·LG·한화·롯데·한진·GS·신세계·포스코 등 주요 10그룹의 회사채 차환수요는 20조원 가량이다.
자금 조달액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대기업들이 핵심 역량 강화를 위해 잇달아 비핵심 사업 정리와 계열사 재편 작업에 나서고 있는 데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인수합병(M&A)에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LG그룹은 최근 몇 년 사이 M&A 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했다. 특히 자동차 부품 부문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취임 이후 4세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선 굵은 M&A 행보를 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식품바이오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CJ ENM은 CJ헬로를 팔고 콘텐츠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덩치를 키웠다.
SK그룹은 ▲SK E&S의 파주에너지 지분, SK해운, SK증권 매각 ▲동남아 냉동물류 등 신성장동력 투자 ▲ESR(중국 물류회사), 마산그룹(베트남 유통기업) 투자 등을 추진했다.
LS그룹은 LS엠트론의 오토모티브·동박사업부를 KKR에 매각하는 한편 전력 인프라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스마트 에너지 사업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김민정 연구원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운영자금 확보 목적의 회사채 발행이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사업재편과 신성장동력 확보 목적으로 대규모 장기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질 것이다. 이들 입장에서 회사채 발행이 유리해(발행금리 하락)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들어 2월까지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15조4211억원(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기준)에 달한다. 지난해 14조9724억원 보다 3% 가량 늘었다.
CJ제일제당이 7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 것을 비롯해 LG유플러스(5000억원), 미래에셋대우(5000억원), GS칼텍스(5000억원), LG전자(5000억원), SK에너지(5000억원), SK텔레콤(4000억원) 등이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회사채 시장을 찾았다. 운영자금은 설비투자와 차환수요 이외 다양한 목적의 자금수요를 의미한다.
발행비용도 뚝 떨어졌다. 크레딧시장에 따르면 회사채 발행금리는 지난해 보다 70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