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1일 충남에 있는 당진전통시장을 방문해 온누리상품권으로 장을 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1일엔 충남 당진으로 달려갔다. 당진은 박 장관과 같은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의 지역구이긴 하지만 이날 행보에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
순수하게 경제적 관점에서 찾은 발걸음이다. 지난 8일 취임하면서 박 장관이 중기부의 정책 철학으로 강조한 '상생과 공존'의 모델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중기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박 장관은 당진전통시장과 이마트 노브랜드가 현지에서 운영하고 있는 상생스토어를 함께 찾았다.
박 장관은 이날 상인들과의 간담회에 앞서 인사말을 전하면서 "전국 시장 최초로 대기업 대형마트가 전통시장 골목상권과 함께 '상생하고 공존하는' 당진전통시장에서 장관으로서 첫 정책 현장 소통의 시작을 알리기 위해서왔다"며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불어 함께 잘 사는 경제'. 이는 문재인 정부가 천명한 중소기업 소상공인 중심으로의 경제 대 전환의 시작"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날 박 장관이 찾은 당진전통시장은 지난해 열린 전국우수시장박람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은 곳이기도 하다.
40년 넘은 역사를 가진 이 시장은 2016년 전국 전통시장 최초로 대형마트인 신세계 이마트 노브랜드가 입점, 상생의 모범을 만들어가고 있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관련법에 따르면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된 전통시장 인근 1㎞ 이내에는 대형마트가 들어설 수 없다. 하지만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전통시장과 판매상품을 달리하는 등 전통시장과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 신선식품은 전통시장 상인들이 팔고, 시장에 없는 공산품은 노브랜드가 파는 등 역할분담을 한 것이다.
또 전통시장은 5일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장날마다 다양한 행사와 공연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을 끌어들였다. 시장 내에는 고객쉼터와 수유실, 장난감도서관 등도 갖춰 시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편의도 극대화했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면서 사람이 몰렸고, 빈 곳이 많았던 시장 곳곳에도 점포가 새로 들어서는 등 활기를 띄기시작했다.
박 장관은 "당진전통시장과 대형 유통사와의 상생협력사례는 골목상권에서 대립하기보다는 서로 윈윈하는 상생협력문화의 새 장을 열었다"면서 "상생협력은 대형 유통사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로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해 주변 상권까지 활성화 시키는 시너지를 발휘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당진전통시장이 이마트 노브랜드와 만난 이후 시장 매출액은 연간 10% 이상 상승하고, 주차장 이용객도 약 54% 늘어나는 등 긍정적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박 장관은 앞서 취임식에서 "(상생과 공존을 위해)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기업주와 근로자, 대형 유통사와 골목상권이 함께 성장하고 공존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 나가야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