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West에서 진행된 기자설명회에서 AI사업단장 김채희 상무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KT
"기가지니, 만개의 레시피 실행해줘."
"오늘의 추천 메뉴는 버섯볶음 연두부입니다."
'기가지니 테이블TV'에서 음성으로 요리 애플리케이션(앱) '만개의 레시피'를 켜자 메뉴를 추천해준다. 이어 레시피를 묻자 요리 과정이 동영상으로 한눈에 나타난다.
KT는 29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일체형 AI TV '기가지니 테이블TV'로 인공지능(AI) 개인화 서비스를 본격화한다는 전략을 밝혔다.
KT에 따르면, 4월 기준 KT의 AI 서비스 '기가지니' 가입자가 165만명을 넘어섰다. 올해 3·4분기 안에 가입자 2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에 KT가 선보인 '기가지니 테이블TV'는 셋톱박스에 화면(디스플레이)을 결합시켰다. 음성에서 영상으로 진화하는 AI 스피커 변화에 발맞춰서다. 2017년 아마존 '에코 쇼(show)' 출시 이후 구글, 레노보 등 글로벌 업체들이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AI스피커를 연이어 출시했다. 지난 18일에는 SK텔레콤이 기존 '누구' 스피커에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누구 네모'를 29일부터 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KT AI사업단장 김채희 상무는 "지난해부터 호텔에 디스플레이가 있는 '기가지니' 단말을 출시했는데 반응이 좋아 충분히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겠다고 판단했다"며 "인터넷TV(IPTV)와 결합해 SK텔레콤과 차별화했다"고 말했다.
KT 직원이 기가지니 테이블TV를 소개하고 있다./ KT
기가지니 테이블TV는 스마트패드와 비슷한 11.6인치 디스플레이에 콤팩트한 크기를 갖췄다. 유선랜 없이 와이파이 연결만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KT의 '올레 tv'의 실시간 채널과 주문형비디오(VOD)를 볼 수 있으며, 홈 사물인터넷(IoT)을 제어하고 지니뮤직을 감상할 수 있다.
기존 기가지니와 같이 하만카돈의 프리미엄 스피커를 탑재했다. 내달 2일 공식 출시되는 기가지니 테이블TV의 단말가격은 39만6000원(부가세 포함)이다. 올레 tv를 시청하기 위해서는 IPTV 이용료를 부담해야 한다. KT는 반값 초이스 등 할인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구매 부담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기술담당 최준기 상무는 "키즈 콘텐츠의 경우 미디어를 보여줘 스크린이 필요하다"며 "특히 커머스 등에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KT는 기가지니 테이블TV와 함께 2종의 기가지니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미래 핵심 고객층인 키즈를 겨냥한 콘텐츠도 강화했다. KT는 개인화 음성합성(P-TTS, Personalized-Text To Speech) 기술에 기반해 기가지니가 부모의 목소리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내 목소리 동화'를 선보인다. 지난해 5월 KT가 상용화한 P-TTS는 약 30분에 걸쳐 300개의 샘플 문장을 녹음하면 발화 패턴과 억양을 학습해 자연스러운 목소리를 구현해준다. 올해 3월에는 지상파 3·1절 특집 다큐멘터리에 독립운동가 고 정재용, 이갑성 선생의 목소리를 재현하기도 했다.
내 목소리 동화는 총 300문장을 녹음하면 P-TTS 기술을 통해 세상에 하나뿐인 오디오 동화책을 만들 수 있다. KT는 5월 한달 동안 신청을 받아 300명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후 이용자 반응을 토대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아이의 선택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는 동화책 서비스도 나온다. 내달 출시하는 '핑크퐁 이야기극장'은 동화를 읽다가 아이의 선택에 따라 각기 다른 이야기가 전개되는 멀티 엔딩 동화서비스다. 아울러 대교 상상키즈 북클럽에 AI 서비스를 결합한 '기가지니 북클럽' 서비스도 선보인다. 인기 요리 앱 '만개의 레시피'도 기가지니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만개의 레시피는 11만개 이상의 조리법을 제공 중인데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다.
이와 함께 단말 없이 다른 제조사의 단말에서 기가지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가지니 인사이드'를 공개했다. 기가지니 인사이드 모듈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두 가지로 제공된다. 냉장고, 안마의자, 에어컨과 같은 가전제품은 물론 차량, 스마트홈 단말에 삽입해 기가지니 호출어와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김채희 상무는 "특히 가전 쪽과 연동해 써드파티 협력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기가지니 인사이드 모듈을 올해 상반기 중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기가지니 인사이드는 향후 음성 서비스 뿐 아니라 영상 서비스로 업그레이드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