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대한항공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정연우 기자
"상속과 관련해 별도 유언은 없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대한항공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조 회장은 상속과 관련된 가족 간 갈등설에 대해 "선대 회장(조양호 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는 바람에 특별히 말씀은 많이 못 하셨다. 들을 기회가 많이 없었고, 평소에 말씀하셨던 내용이 가족 간에 화합해서 회사를 지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것을 바탕으로 가족들과도 지금 많이 협의를 하고 있고, 협의가 완료됐다고는 말씀은 못 드리지만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더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기 어렵다. 결과를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이에 앞서 지난 2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집행위원회(BOG) 위원으로 선출됐다. IATA 연차총회는 항공업계 유엔 총회로 불리는 국제 항공업계 최대 행사다. 결의안 채택 및 주요 의사결정에 대한 승인이 이뤄지는 핵심 회의체다. 이번 서울 연차총회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열렸으며 전 세계 항공산업 관계자 1000여명이 참석했다.
집행위원회는 IATA의 활동방향은 물론 산하 기관의 활동을 감독하며 사무총장 선임, 연간 예산, 회원사 자격 등을 심사하고 승인하는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지난달 작고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1996년부터 8회 연속 집행위원으로 선임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저비용항공사(LCC)와 관련된 질문도 이어졌다. 현재 항공업계는 LCC의 약진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추세다.
조 회장은 "LCC에 대해 차별화된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앞으로는 LCC 도약에 맞서 보다 과감하고 경쟁력 있는 전략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하며 "신규 항공기 도입 계획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전했다.
조 회장은 또 대한항공 자회사이자 LCC인 진에어가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 "지난해 국토부가 요구한 사항을 모두 충속시켰다고 보고, 국토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조 회장은 국내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에 따른 항공업계의 영향에 대해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라 제가 말씀드리기 곤란해 현재 지켜보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IATA 개막식에서 서울총회 의장으로 선출되며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당초 조양호 전 회장이 총회 의장을 맡을 예정이었지만, 지난 4월 그가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대한항공 CEO이자 아들인 조 사장이 자리를 이었다.
조 회장은 지난 1일엔 항공동맹체 스카이팀의 초대 회장단회의 의장으로도 선출됐다. 스카이팀은 지난 2000년 대한항공 주도로 설립된 기구로, 아시아나항공이 소속된 스타 얼라이언스와 함께 양대 국제 항공동맹체로 불린다.
조 회장은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게 되어 기쁘며 대한항공이 그동안 항공업계 위상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듯이 앞으로도 열심히 활동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