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계에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LPG(액화석유가스)차량 판매가 가속화되기 시작했으며 조선업계와 항공업계에서는 친환경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3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대한LPG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26일 일반 소비자의 LPG차 사용 규제를 37년 만에 폐지하는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개정안'이 시행된 뒤 4월 LPG차 판매량이 1만1434대로 확대됐다.
이는 올해 1~3월 평균 판매량(8229대) 대비 39% 증가한 수치다. LPG협회는 하반기로 갈수록 판매량 증가 속도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완성차 브랜드별로 보면 현대자동차가 1~3월 평균 5303대에서 4월 5992대로 13% 상승했다. 기아자동차는 1~3월 평균 2642대에서 4월 3056대로 16%로 늘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71%로 가장 상승 속도가 빨랐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10일 국내 유일 SUV(스포츠유틸리티차) LPG차인 '더 뉴 QM6 LPe' 사전 계약에 돌입해 일주일 만인 지난 17일 1000대 돌파에 성공했으며 기아자동차는 다음 달 소형 SUV인 셀토스를 출시하며 제품군에 LPG 엔진을 추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는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등 주력 차종의 LPG 모델 상품성 강화로 판매 확대를 노리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국내 완성차업계 최초로 애프터마켓에서 LPG엔진 튜닝을 개시했다. LPG산업협회는 쌍용차 '티볼리 LPG' 튜닝 차량을 협회 업무용 차량으로 도입했다. 티볼리를 LPG로 튜닝하면 기존 휘발유와 LPG를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한번 충전으로 약 1000㎞ 주행이 가능하다.
국내 조선업계는 2020년 1월1일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에 따라 LNG(액화천연가스) 관련 기술 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규제를 피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대안으로 LNG를 연료로 쓰는 LNG 추진선 건조가 거론되기 때문이다. IMO환경규제는 선박 연료유에 포함된 황산화물 함유량을 기존 3.5%에서 0.5% 이하로 강화한 조치다.
대우조선해양은 LNG 화물창 기술 인증 확보에 성공하며 세계 1위의 입지를 다졌다. 이 기술력은 수주량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그동안 국내 조선업체들은 해외업체의 LNG 화물창 설계기술에 기댈 수밖에 없었던 게 현실이었다. 이에 대한 로열티는 LNG 선박 원가(약 2000억원)에 5%로, 100억원 가량이다
삼성중공업도 LNG 관련 개발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지난 7일 삼성중공업은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30만톤급 초대형 유조선(VLCC)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LNG 연료추진 초대형 원유운반선은 삼성중공업의 독자 기술인 LNG 연료공급시스템 'S-Fugas'와 연료절감장치 '세이버 에어' 등이 적용된 고효율·친환경 선박이다.
항공업계는 연료소비효율을 높이는 최첨단 항공기 도입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사 최초로 보잉사 787 '드림라이너'의 가장 큰 모델인 'B787-10' 항공기를 20대 도입한다. 이 기종은 기체의 절반 이상이 첨단 탄소복합소재로 제작돼 무게가 줄어 연료 효율이 개선됐다.
아시아나항공의 차세대 주력 기종인 A350역시 친환경적 엔진 설계로 소음과 탄소 배출이 적으며, 연료 효율성이 뛰어나 최적의 경제성을 가진 항공기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비올레타 부르크 EU 집행위원회 교통운송담당 위원은 이달 초 진행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서울 연차 총회에서친환경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으며 IATA 참석과 인천-암스테르담 노선 취항 35주년을 기념해 한국을 방문한 피터 앨버스 KLM 네덜란드 항공 대표이사는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스카이엔알지와 함께 바이오 연료 생산 공장을 추가 설립해 현재 0.006%에 불과한 바이오 연료 사용량을 오는 2022년까지 2~3%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