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GM)이 군산공장 폐쇄 이후 13개월만에 명신에 매각 절차를 마무리 하고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낸다. 여기에 향후 30년 이상 한국 시장에서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 출시를 예고하는 등 사업 확대 의지를 표출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올 3월 말 시작된 한국지엠 군산공장 매각은 3개월 만에 종료됐다. 한국지엠은 군산공장 매각으로 총 113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한국지엠은 현재 매각 금액의 사용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을 결정하지 않았지만 회사의 경영 정상화에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군산공장 매각 대금의 사용 방식에 대해 내부적으로 수익 수조 개선에 적극 사용할 것"이라며 "적자 구조인 회사의 경영을 정상화하는데 조금이나마 보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또 한국시장 내 사업을 장기적으로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카허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지난 25일 인천 부평 지엠 한국디자인센터에서 열린 '2019 쉐보레 디자인 프로그램'에서 글로벌 소형 SUV의 생산 연장을 위한 5000만 달러의 추가적인 투자와 CUV(크로스오버 유틸리티차) 생산을 위한 창원공장 도장공장 착공 등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한국지엠에 따르면 창원 도장공장의 수명은 최소 30~35년이다.
이 외에도 한국지엠은 지난해 12월 산업은행과의 협상에서 신설된 연구개발(R&D)법인인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를 중점연구개발거점으로 지정하고 10년간 지속가능성을 보장할 것에 합의했다.
신차 출시에 대한 기대감도 내세웠다. 픽업트럭인 쉐보레 콜로라도와 아메리칸 대형 SUV 쉐보레 트래버스도 각각 오는 8월 말과 9월 초에 출시된다. 이는 한국지엠이 지난해 더 뉴 스파크 출시를 시작으로 5년 동안 15개 차종의 신차 및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의 일환이기도 하다.
콜로라도는 3.6 6기통 직분사 가솔린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조합을 통해 최고출력 312마력, 38.2㎏.m에 달하는 동력성능을 갖췄다. 더불어 1170L의 적재공간을 제공해 고객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트래버스의 경우에는 콜로라도와 같은 3.6 6기통 직분사 가솔린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310마력, 최대토크 36.8㎏.m의 성능을 발휘한다. 5189㎜에 달하는 전장과 3071㎜의 휠베이스를 통해 압도적인 거주성과 공간 활용성을 구현한 게 특징이다. 최근 대형 SUV와 픽업트럭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한국지엠 내수 반등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앞서 한국지엠은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와 이에 따른 철수설 확산으로 내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9.5% 감소한 9만3317대에 그친 바 있다. 올해 들어서는 점진적인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5월 누적 기준 판매량은 9.6% 하락한 2만9810대로 집계된다.
한편 한국지엠 군산공장을 인수한 명신은 인수 비용을 포함해 총 250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생산설비와 연구개발능력을 확충하고, 2021년까지 650여명의 개발·생산인력을 고용해 전기차 생산에 나선다. 다음 달부터 전기차 생산을 위한 공장 정비와 자체 완성차 플랫폼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센터를 개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