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재개관한 돈의문박물관 마을./ 손진영 기자
유령마을에서 핫플레이스로 거듭난 돈의문박물관 마을이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마을 진입로에 있는 경찰박물관이 이전한 자리에 근대 개항기 시민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관이 들어선다. 경희궁과 맞닿은 지역은 공원으로 꾸며 '돈의문박물관 마을 - 경희궁 - 서울역사박물관'으로 이어지는 문화벨트를 만든다.
1일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돈의문박물관마을 2단계 발전방안 추진계획'을 내놨다.
우선 시는 2020년 말 돈의문박물관 마을 진입로에 있는 경찰박물관이 이전함에 따라 기존 13층짜리 건물을 4층으로 개축해 '근대 개항기 시민사체험관'(가칭)을 조성하기로 했다. 근대 역사를 다룬 돈의문박물관 마을과 기본 콘셉트를 맞추고 건물 높이를 낮춰 스카이라인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시민 체험관은 개항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근대 생활상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만들어진다. 각국 공사관과 서양식 학교 설립, 서양문물 유입 등 당시 마을 일대 생활모습을 구현한 다양한 체험 콘텐츠를 도입할 예정이다. 배재학당역사박물관, 덕수궁 중명전, 구 러시아공사관 등 개항기 역사·문화자산 벨트화를 통해 시민에게 생동감 있는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시는 "소장품 나열식 위주의 박물관이 아니라 풍부한 자료조사와 고증을 통해 근대 시민의 삶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콘텐츠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시는 12월까지 공간구성 및 신규 콘텐츠 개발을 위한 학술 용역을 진행한다. 이후 2021년 건물 현상공모와 기본설계를 실시할 예정이다.
경찰박물관과 경희궁 사이에 위치한 교통순찰대 주차장 부지(1086㎡)는 공원으로 조성한다. 돈의문 1구역 재개발 당시 철거한 도시형 한옥을 이축해 문화시설로 활용할 예정이었으나 해당 계획을 철회하고 경희궁과 마을을 잇는 녹지를 만들기로 했다.
시는 마을에 인접한 관광자원을 연계해 관람객의 교차방문을 유도할 계획이다. 조선시대(경희궁)에서 근대(돈의문박물관 마을)로 넘어오는 시간여행 개념의 연결통로나 조형물을 설치해 보행 동선을 연결하는 등 세부적인 방안은 학술용역, 현상공모, 설계과정 등을 통해 구체화할 방침이다.
시는 지난 2017년 돈의문 터가 남아 있는 정동사거리 인근의 마을 전체를 리모델링해 9770㎡ 규모의 '돈의문 박물관 마을'을 개관했다. 사람들이 찾지 않아 유령마을로 불리다가 올해 4월 '살아있는 박물관 마을'이라는 정체성을 살려 일 년 내내 전시와 행사, 체험이 펼쳐지는 시민 참여형 공간으로 새 단장해 문을 열었다. 지난 5월 3일부터 7월 31일까지 총 방문객 수는 15만4000명으로 하루 평균 약 1973명이 다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