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대교에 설치된 '자살방지 난간' 모습./ 김현정 기자
서울시가 마포대교에 자살방지 난간을 설치한 이후 투신시도자 수가 26.5%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풍선효과(문제 하나가 해결되면 또 다른 부분에서 새로운 문제가 불거져 나오는 현상)로 인접교량의 자살시도자 수가 증가해 시는 투신자가 많은 한강다리에 자살방지 난간을 확대 설치하기로 했다.
2일 시에 따르면 마포대교 자살시도자 수는 2016년 211명, 2017년 163명에서 2018년 155명으로 56명 줄었다. 시가 지난 2016년 다리 난간에 와이어와 롤러로 된 안전시설물을 설치한 이후 투신시도자 수가 26.54%나 감소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마포대교와 가까운 한강·양화·서강대교의 자살시도자 수는 83명에서 115명으로 38.5% 증가했다. 마포대교에서 줄어든 만큼 인접교량의 자살시도자 수가 늘어난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양화·한강대교에도 안전시설물을 설치할 예정"이라며 "마포대교에 자살방지 난간을 설치한 이후 투신자 수가 줄었고 양화·한강대교는 마포대교 다음으로 자살시도자 수가 많은 곳이어서 안전시설물 설치를 순차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시가 2013년부터 2018년 11월까지 '한강교량 자살시도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통행 가능성이 높은 교량일수록 자살시도자 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접근성과 유동인구 등이 투신시도자 수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시는 분석했다.
이날 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자살시도자가 가장 많은 한강교량은 마포대교(989명)였다. 한강대교(273명), 양화대교(152명), 잠실·원효대교(112명), 서강대교(104명), 한남대교(96명)가 뒤를 이었다.
자살시도자 수 1위를 기록한 마포대교의 경우 근처에 지하철역(여의나루역, 마포역) 2곳과 주차가능 지역 1곳이 있어 접근성이 높은 데다가 여의도 한강공원과 상업지구가 가까워 유동인구도 많다.
마포대교 다음으로 투신시도자 수가 많은 한강대교는 인근에 지하철역(노들역) 1곳과 주차가능 지역 2곳이 있다. 근처에 이촌 한강공원, 노량진 상업지구, 노들섬 등이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나고 유동인구가 밀집돼 있다.
시는 마포대교 자살방지 난간 설치 후 2년간 모니터링한 결과 자살시도자가 감소함에 따라 다른 한강교량에도 안전시설을 확충하기로 했다. 시는 ▲한강교량의 자살시도자 수 감소 ▲난간 높이 증가로 자살시도 시간 지체 및 생존 구조율 증가 ▲충동적인 자살시도자 회유 등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시는 현재 '한강교량 자살방지 난간 확대 설치 실시설계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비로 총 3억9922만원이 투입된다. 실시설계 계약 절차를 진행 중이며 투신방지 난간 설치가 확정된 곳은 한강대교와 양화대교다.
시 관계자는 "실시설계 용역은 내년 5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라며 "한강·양화대교의 자살방지 난간 설치 공사는 2021년까지 마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