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2000년 전 백제시대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서울 송파구는 27~29일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 일대에서 '제19회 한성백제문화제'를 연다고 24일 밝혔다. 행사에는 올해 약 11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한성백제문화제는 서울 송파에 처음 뿌리를 내린 백제의 문화와 역사를 체험하는 축제다. 구는 백제시대 679년(BC18~AD660)의 역사 중 송파에 도읍을 두었던 한성도읍기가 493년으로 가장 길었고 해상강국으로서 최대 전성기를 누렸던 점에서 착안해 1994년부터 한성백제문화제를 개최해 왔다.
구는 올해 '백제의 건국, 2000년 고도 서울을 열다'를 주제로 50여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축제를 하루 앞둔 26일 오후 7시에는 석촌동 고분군에서 동명제가 열린다. 축제의 성공을 기원하는 제례의식으로 행사 전·후 다양한 공연을 선보인다. 송파구 주민예술단체인 '70만 송파뮤지컬 메이킹'이 참여한 공연 '근초고왕, 위례에서 백제를 꽃피우다'가 준비돼 있다.
27일에는 혼불채화식과 개막식으로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이날 오후 3시 한성도읍기의 대표 유적인 풍납백제문화공원에서 혼불을 채화해 개막식 공연장으로 봉송하는 퍼포먼스를 한다. 오후 7시 개막식에는 가수 소향과 비보이 등의 출연진이 무대를 꾸민다. 이어 국악 뮤지컬 '한성백제의 터'로 백제의 건국을 표현한다.
28일에는 주민들이 축제의 전면에 나선다.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는 16개동 주민들이 자치회관 프로그램을 통해 익힌 끼와 재능을 겨루는 '한마음 어울마당'이 진행된다. 몽촌해자 수변무대에서는 음악회와 함께 '한성백제 전국 청소년 동아리 경연대회'가 열린다. 청소년 동아리 10개 팀이 케이팝 댄스, 밴드합주 등을 선보인다.
축제의 대미를 장식하는 가장행렬은 29일 오후 3시부터 잠실역 사거리~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에서 펼쳐진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퍼레이드 참가자 831명 중 절반이 넘는 492명을 구민 중에서 선발했다. 주민들이 백제인의 한 사람으로 직접 행렬에 참여하도록 했다"며 "퍼레이드 행사에서 자칫 권위적으로 보일 수 있는 관람석을 대폭 없애고 가장행렬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지루함을 줄이기 위해 백제시대 옷을 입은 참가자들과 포토타임을 가질 수 있게 하는 등 퍼레이드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전문 마상무예단을 선두로 40인의 취타연주, 온조대왕과 십이지신, 해상무용단, 백제사신단을 만나볼 수 있다. 오후 7시 폐막식은 가수들의 축하공연과 불꽃놀이로 채워진다.
행사 기간 올림픽공원에는 백제시대를 재현한 공간인 '한성백제 체험마을'이 들어선다. 마을입구의 성문과 성벽부터 관아, 서당, 주막 등을 설치해 당시 백제를 생생히 느껴볼 수 있도록 꾸몄다. 몽촌해자 수변무대에서는 축제 내내 음악회가 이어진다. 국악, 재즈,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펼쳐진다.
구는 올해 백제문화권에 속하는 부여·공주와 첫 교류를 추진한다. 주제공연 교류에 이어 다음 달 6일에는 '한성백제문화제'의 주제공연이 부여를 찾아간다. 구는 부여, 공주, 익산, 하남 등 백제문화권 지방자치단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해외홍보, 팸투어 교환, 관광코스 개발 등 협력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김기범 송파구 문화체육과장은 "10월 중순에 부여 등 백제문화권 지자체와 실무 협의를 할 예정이다"며 "대백제문화제 행사 콘텐츠를 공유하고 축제 기간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수 구청장은 "내년이면 한성백제문화제가 20주년을 맞는다. 그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를 시작할 때"라면서 "이번 축제의 성공 개최를 통해 한성백제문화제를 글로벌 축제로 발전시켜 찬란했던 백제 문화와 그 중심에 있던 송파를 널리 알리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