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및 단체 협상 난항으로 노사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가 하청 노동자 사망사고까지 겹쳐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올해 목표 수주치 달성에 빨간 불이 켜진 조선사들은 고부가가가치 선 수주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 중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하청노동자가 작업 중 사망한 데 이어 대우조선해양은 하청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납품업체의 하청업체 소속인 노동자 A(35)씨는 지난 26일 오전 9시 선박 제조에 쓰는 10톤짜리 블록에 깔렸다. 이번 사망사고는 크레인으로 블록을 이송차량에 안착시킨 후 크레인을 철수하기 위해 블록과 크레인 와이어를 연결하는 샤클 해체 과정에서 발생했다.
앞서 지난 20일에도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하청노동자 B(61)씨가 탱크 기압헤드 절단작업을 하던 도중 헤드에 몸이 끼어 숨졌다. 절단된 헤드가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크레인으로 고정해 놓았어야함에도 기본적인 안전장치조차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을 하다 벌어진 참사였다. 이 사고로 현대중공업은 관할 노동청으로부터 부분 작업정지 명령을 받게 됐다.
울산지청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법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관련자에 대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은 임단협 연내타결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다음달 2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부분 파업에 들어간다. 지난 26일 파업 집회에는 노조원 1500~2000여명이 동참한 바 있다.
노조는 올해 임협 요구안으로 기본급 12만3526원 인상, 저임금 조합원 임금조정 및 연차별 임금격차 별도재원으로 조정, 성과급 최소 250% 보장 등을 내놓은 상태다. 연내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교섭은 4개월째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한편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목표 수주액 달성을 위해 고부가기치선 중심으로 수주에 힘쓰고 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한국 조선 빅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주력인 고부가가치 대형 LNG선·유조선(VLCC)·컨테이너선 수주량은 424만CGT(86척)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