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 글로벌 영업 최전방에서 활약 중인 정기선 부사장의 경영 승계와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부사장은 지난달 17일부터 19일까지 미국 NRG센터에서 열린 '가스텍 2019'에 참석해 글로벌 경영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정기선 부사장은 현대글로벌서비스 설립을 주도한 바 있다. 지난 2016년 현대중공업에서 분할돼 출범했으며 현재 현대중공업지주 자회사로 편입됐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과 안광헌 대표이사가 공동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정 부사장이 대표이사 직함을 갖고 있는 곳은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유일하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스크러버 제품 공급부터 시운전까지 일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수주한 스크러버 및 평형수 처리장치 공사는 각각 140척, 65척이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지난해 현대상선으로부터 35척의 스크러버 공사를 수주했고, SK해운으로부터 15척의 공사를 수주했다. 스크러버 수요는 전 세계에서 빠르게 늘고 있어 현대글로벌서비스의 부품 사업 매출은 빠르게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 부사장은 최근 사우디 국영 해운사인 바흐리와 31만9000톤급 초대형유조선(VLCC) 1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정 부사장은 가삼현 사장으로부터 국내외 영업을 비롯한 전반적인 승계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중공업그룹에 따르면 18개월 주기로 열리는 가스텍에도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
가스텍은 천연가스 관련 최대 규모의 행사로 최신 시장동향과 프로젝트 소식, 연구개발 성과에 대한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무대다. 정 부사장의 가스텍 참석은 그룹 승계에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정기선 부사장에게 큰 의미가 있다는 평이다.
정 부사장은 또 지난 6월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만나 사우디 아람코·현대중공업·람프렐·바흐리 간 합작회사인 IMI의 현대중공업 지분을 10%에서 20%로 늘리는 등 협력을 이끌어냈다. 이어 7월에는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계 주요인사 초청 간담회에 참석했다.
현재 한국조선해양 모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최대주주로 25.08%를 보유중이다. 정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부사장은 5.1%를 갖고 있다. 아직 승계 여부를 거론하기는 이르지만 최대주주의 2세인만큼 그룹 내에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중이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1조8450억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초대형유조선(VLCC) 수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수주할 선박은 30만DWT(최대적재량) 규모로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원유 운반선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으로 15억4000만달러가 추가 수주되면 현대중공업의 올해 수주 목표 달성률은 46.7%로 뛰어오른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달까지 올해 수주 목표 159억달러 대비 37%인 59억달러를 수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