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원의 경제적 가치 환산 필요성 조사 결과./ 서울연구원
서울시의 마을공동체사업 참가자 수가 22만9000명을 돌파한 가운데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실효성 있는 보상을 제공, 주민 자원 활용을 촉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서울시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의 누적 참가자 수는 22만9000여명에 달한다.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은 주민들이 제안한 공동체 활동에 필요한 자원을 시가 보조금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2012년부터 실시됐다. 시는 2017년까지 총 9759건의 사업을 선정해 약 309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마을공동체사업의 핵심은 '자립 지원'이지만 보조금에 대한 주민 의존도가 높아 지원 종료와 함께 활동이 중단되거나 공동체가 해산하는 경우도 많았다.
서울시의 '마을공동체사업 성과감사 결과'(2017)에 의하면 사업 10건 중 4건이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 지난 2016년까지 보조금을 지급한 1489개 사업 중 662건(44%)이 중단됐다. 중단 사유는 사업비 부족, 사업 종료 후 해산 등인 경우가 53.5%(354건)였다.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은 시행 초기부터 보조금 지원이 주민들의 자립성을 약화한다는 주장과 주민들이 사업에 투입한 유무형의 노력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주장이 대립해왔다.
서울연구원이 2018년 10월 30일부터 11월 23일까지 마을공동체사업 관계자와 전문가 97명을 대상으로 주민자원 관련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7.6%가 주민자원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다. 주민자원의 평가와 활용을 위해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는 것에 동의하는 비율은 71.1%나 됐다.
안현찬 서울연구원 도시사회연구실 연구위원은 "주민자원의 발굴과 활용은 마을공동체의 활성화와 역량 강화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며 "주민자원 활용을 촉진하려면 사익 추구와 같은 부작용은 예방하되 실효성 있는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을공동체사업에서 주민자원은 ▲자원활동 ▲재능 ▲현물 ▲현금으로 구분된다. 자원활동은 마을공동체사업에 따른 의무활동, 회의, 홍보, 실무, 행정업무를 말한다. 재능은 마을공동체사업에 필요한 강의, 컨설팅, 기술 등 전문적인 서비스 형태의 기부를 일컫는다. 현물은 마을공동체사업에 대한 기부 또는 무상 대여한 공간, 차량, 물품을 의미한다. 현금은 자부담 사업비 외에 주민이 모금·기부·각출한 현금을 뜻한다.
서울연구원은 마을공동체사업에 보조금보다 더 많은 주민자원이 투입된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원이 마을공동체사업에 투입된 주민자원의 가치를 분석한 결과 평균 2434만원으로 조사됐다. 사업 보조금인 1139만원의 2.14배에 달한다.
안현찬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보조금의 액수를 넘어서는 주민자원이 활용되고 있음을 확인한 만큼 이러한 주민자원이 합당하게 인정받고 활발하게 활용돼 마을공동체 역량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주민자원을 마일리지나 지역화폐로 일부 환급하는 방안을 개발해 시범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현찬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다만 마일리지나 지역화폐 시스템을 새로 만드는 것은 활용도가 낮아 실패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서울시 자원봉사센터의 '타임뱅크', 노원구 '지역화폐', 서울시 공동체주택의 '꽁돈' 등 이미 존재하는 시스템과 연계해 구체적인 방안을 개발하고 해당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