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막판 선박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임금 및 단체협상 관련한 노조 파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임금 협상이 난항을 겪자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23일과 24일은 오후 1시부터 4시간 파업하고 25일에는 오전 9시부터 7시간 파업한다.
앞서 현대중공업 노조는 22일 오후 울산 본사에서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 계획을 확정했다. 노사는 이날 호우 임금협상 21차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교섭에서 노조의 거듭된 제시안 요구에 회사는 3분기 실적이 나오는 오는 28일 이후 제시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노사는 파업과는 별개로 23일 실무교섭에 이어 24일 22차 교섭을 갖는다.
그러나 다음 달 말 노조 차기 집행부 선거가 예정돼 있어 이달 말부터 교섭이 정상적으로 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 2일 임금협상 상견례를 가졌지만 6개월 가까이 접점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12만3526원(호봉승급분 별도) 인상 ▲성과급 최소 250% 보장 ▲하청노동자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 노조도 20여 차례 진행된 노사 교섭이 별다른 성과가 없자 지난 11일 4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1996년 이후 23년 만에 무파업 기록이 깨진 것이다. 노조는 ▲기본급 12만3867원 인상 ▲성과급 250%+α ▲연차별 임금격차 조정 ▲고용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현대삼호중공업은 2019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현대삼호중공업 노사는 22일 이상균 대표이사(사장)와 손형림 노조 지회장 등 노사 교섭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현대삼호중공업 본관에서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잠정합의안 주요내용은 ▲임금 4만4000원(호봉조정분 + 기본급 1%) 정액 인상 ▲직무환경수당 1등급 1만원, 2등급 5000원 인상과 경영성과금 ▲격려금-경영위기 극복 100%(약정임금) + 150만원(노사화합 격려금)이다.
별도 합의내용은 ▲고용안정 ▲노사관계 안정 ▲임금체계개선 ▲사내근로복지기금 ▲사내협력사 처우 개선 ▲특별휴일 등이다.
특히 노사 양측은 임금체계개선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올해 임금교섭 타결 이후 노사 TFT(노사 각 3인)를 구성해 최저임금, 성과금 등의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2020년 3월 31일까지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노사 갈등 양상이 전개되고 있지만 현대중공업은 올해 선박 수주 달성을 위해 노력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2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19'에 참가해 미니 이지스함이라 불리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디자인을 공개했다. 해군 측에서 조만간 KDDX 기본 설계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주 확보를 하기 위해서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달까지 조선·해양 부문에서 72억550만달러를 수주하며 올해 목표 178억500만달러의 40.7%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목표 83억7000만달러의 약 61.4%를 달성한 상태다. 그나마 조선3사 중 선방한 곳은 삼성중공업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목표 78억달러 대비 69%에 해당하는 규모인 54억달러의 수주실적을 채웠다. 국내 조선 3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