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고 강한옥 여사의 빈소가 부산 수영구 내 남천성당에 마련된 가운데, 정부관계자·정치인·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강 여사의 장례가 가족장으로 치러지는 만큼, 조문객들은 성당 앞에서 발길을 돌렸다. 발길을 돌린 조문객 중에는 문재인 정부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있었다. 오거돈 부산시장 역시 성당 안까지 조문을 하러 왔으나 문 대통령을 만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9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께서 10월29일, 향년 92세를 일기로 별세하셨다"며 "문 대통령은 고인 뜻에 따라 장례는 가족들과 차분하게 치를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부연했다.
그래선지 정계에 따르면, 30일 오전 6시55분쯤 김 의원(전 행안부 장관)이 조문을 왔으나 문 대통령 뜻에 따라 조문을 하지 못했다. 김 장관은 지난 29일 밤 빈소를 찾았으나 조문을 하지 못했다. 빈소 인근에 관저가 있는 오 시장 역시 조문은 하지 못했다. 반면 참여정부 때 문 대통령과 함께 호흡했던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은 지난 29일 밤 빈소를 찾아 문 대통령을 잠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민정수석도 조문은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계에서는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문 대통령을 조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에 따르면, 정 대표 내외와 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이 빈소를 찾았고, 이들이 장시간 기다리고 있음이 문 대통령에게 전해졌다. 이에 문 대통령은 "오래 기다리셨으니 뵙겠다"고 하면서 이들의 만남이 허락됐다. 정 대표는 조문 후 "훌륭하신 어머니를 여의셔서 (문 대통령의) 애통한 심정이 크실 것 같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 가족 이외에 손삼석 천주교 부산교구장을 비롯해 김희종 대주교 등 7대 종단 대표자 약 20명의 조문은 허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문 대통령의 정신적 멘토인 송기인 신부도 빈소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