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호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지정된 창신·숭인 지역에 변화가 한창이다.
서울시는 마중물 사업 마무리를 앞둔 창신·숭인 지역의 도시재생사업 현장을 30일 공개했다.
창신·숭인 지역은 조선 수도 한성의 내사산 중 하나인 낙산 자락에 자리한 성밖 마을이다. 물이 맑고 골짜기마다 풍치가 아름다워 조선시대 문신들의 집과 별장지로 사랑받는 곳이었다.
일제강점기에는 서울에 석조건물을 세우려던 일제에 의해 낙산이 채석장으로 바뀌었다. 낙산에서 캔 석재는 옛 서울역과 조선총독부 건물에 사용됐다. 광복 이후 채석장 사용은 중단됐다. 마을엔 한국전쟁 피난민과 서울로 상경한 이주민이 모여들었다. 2007년에는 뉴타운으로 지정돼 아파트 공화국이 될 뻔했지만 주민 반대로 2013년 지정이 해제됐다. 창신·숭인지역은 2014년 전국 1호 도시재생지역으로 선정됐다.
도시재생 선도사업은 종로구 창신 1·2·3동과 숭인 1동 약 83만㎡ 지역을 대상으로 추진됐다. 민간 투자에 국비 등 공공자금이 결합된 매칭펀드 방식으로 진행된 마중물 사업 12개 중 11개가 완료됐다.
시는 마중물 사업으로 ▲봉제산업 보존·활성화(산업재생) ▲역사·문화 자산의 지역 자원화(문화재생) ▲정주여건 개선 ▲지역 맞춤형 특화 프로그램 ▲지역재생기업(CRC)을 통한 지속가능한 주민주도 도시 자생 기반 마련을 추진했다.
창신·숭인지역은 봉제업체 1100여곳과 봉제 종사자 3300여명이 몰려 있는 우리나라 봉제산업 1번지다. 시는 지난해 봉제산업 거점시설인 '이음피움 봉제역사관'을 건립했다. 봉제역사관에서는 창신동 봉제장인이 참여하는 '상상패션 런웨이'와 '소잉마스터 아카데미'가 운영되고 있다. 지금까지 총 2만5000여명이 다녀갔다.
오는 11월에는 '채석장전망대'가 문을 연다. 시는 일제강점기 아픔을 간직한 채석장 절개지 상부에 전망대를 조성, 지역의 역사·문화 자산을 자원화한다는 목표다. 전망대에 오르면 한양도성을 비롯해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지난 2017년에는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의 창신동 옛 집터에 있는 한옥 건축물을 사들여 기념관도 만들었다. 내년 3월에는 창신3동 주민공동 이용시설인 '원각사'가 개관한다.
도시재생 사업으로 주민들의 주거 환경도 개선됐다. 골목길 14곳에 CCTV와 비상벨을 달고 여성안심 귀갓길(6곳), 태양광 조명등(200곳)을 설치했다. 지난 5월에는 방치됐던 동네 산 꼭대기에 '산마루놀이터'의 문을 열었다.
다문화, 1인가구 지원, 공동육아, 부모교육과 같은 지역 맞춤형 특화 프로그램에는 1만9000명의 주민이 참여했다.
창신·숭인은 전국 1호 '지역재생기업(CRC)'이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지역주민들이 공동출자해 2017년 5월 설립한 '창신·숭인 도시재생협동조합'은 백남준 기념관의 마을카페와 지역축제 '꼭대기장터' 운영, 도시재생 전문가 교육 등을 통해 일자리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2013년 뉴타운 해제부터 지금까지 창신·숭인 도시재생 사업에 힘써 주신 주민들께 감사하다"며 "국내 1호 창신·숭인 지역의 도시재생 사례가 서울을 넘어 국내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