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들, 42대 중 21%가 '균열'…반면 전세계 B737NG계열 균열 발견된 비중은 5%
-반면 제주항공·티웨이 등 점검 전까지도 정상 운항해…'보잉 리스크' 더 커질까
미국 보잉 항공기 B737NG 계열 기종에서 동체 균열이 발견되면서 국내 항공업계에 '보잉 리스크'가 더 커질 전망이다.
10월 3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연방항공청의 긴급 지시에 따라 보잉의 B737NG 계열을 점검한 결과, 누적 비행 횟수가 3만회를 넘긴 1133대 중 5%인 53대에서 균열이 발견돼 운항이 정지됐다.
국내 항공업계에도 B737NG계열의 비행기 150대가 운항 중인 것으로 파악돼 '보잉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토부가 나서 국내에 도입된 150대 중 비행 횟수 3만회가 넘은 42대를 점검한 결과, 9대에서 균열이 발견됐다. 나머지 108대는 점검 이전까지 정상 운항할 것으로 알려져 불안이 더 커지고 있다.
지난 30일 국토교통부는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에서 국내 9개 항공사 경영진을 비롯한 운항·정비본부장 등과 긴급 안전점검회의를 열고 보잉사 B737NG 계열의 동체 균열에 대한 대책을 마련했다. 누적 비행횟수가 2만2600회~3만회 미만인 항공기 22대에 대해서는 올해 11월 이내 점검을 마치기로 했다. 또한 2만2600회 미만에 해당하는 항공기 86대도 기준에 도달하기 이전에 조속히 점검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제 기준보다 더 강화해서 점검하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반면 아직 점검을 마치지 않은 108대의 항공기가 계속 정상 운항할 것으로 보여 '보잉 리스크'는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보유 중인 항공기가 전부 보잉737NG계열인 제주항공(45대)과 티웨이항공(26대)는 현재 균열이 발견된 항공기를 제외하고 정상 운항 중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누적 비행횟수가 3만회 이상인 비행기 10대는 모두 점검을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도 "현재 3대가 기준에 도달해 점검을 받았고 나머지 항공기 중 10대만 22600회 초과에 해당한다"며 "점검 전까지는 정상 운항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항공기가 점검을 받기 전까지는 안전에 대한 위험성을 안고 운항한다는 말이다.
보잉사의 기술진은 11월 초 한국을 방문해 결함이 발견된 항공기를 수리하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보잉은 결함 부위의 부품 전체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동체 균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항공업계는 보잉 기술진이 도착한 이후에도 점검과 부품 교체 등에 최소 2∼3주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단 제작상의 문제이긴 하나, 어디서부터 문제가 생긴 것인지는 조사해봐야 안다. 설계 혹은 조립 등의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확실치는 않으나 보잉사의 기술진이 방한해 2대만 수리하고 나머지는 국내 기술진이 맡아 수리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