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실적 하락을 겪은 현대제철이 후판가격 협상에 총력을 기울이며 연구개발에 힘쓰는 등 반등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5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현재 후판가격 협상은 마무리 단계에 있다. 1톤당 2만~3만원대 인상하는 것으로 협의 중이다.
철강·조선업계는 매년 반기마다 회사별로 선박 건조에 쓰이는 두께 6밀리미터(㎜) 이상의 두꺼운 철판인 후판 가격을 놓고 협상을 벌인다. 지난해에는 상·하반기에는 각각 5만∼7만원의 가격 인상이 있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동결됐으며 하반기 협상은 지난 7월부터 시작했다.
현대제철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5조473억원, 영업이익 34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66.6%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1000억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10년 만이다. 실적 하락을 맛 본 현대제철 입장에서는 후판 가격 인상이 간절하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실적 하락의 주된 원인은 철강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의 상승과 건설시황 둔화에 있다.
철광석 가격은 올해 초 브라질 댐 붕괴사고와 호주 사이클론 이후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한 때 120달러 선까지 올라갔다 최근 86달러 수준까지 내려왔다. 건설시황 둔화로 철근과 형강 판매가 감소해 단가가 하락한 것도 이유다.
미·중 무역 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의 요인도 있다. 과잉생산 감축일환으로 철강업계 구조조정에 나섰던 중국은 근래 무역전쟁 장기화, 경기둔화에 대응할 경기부양책의 하나로 다시 철강 생산을 늘리고 있다.
세계 조강생산량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의 이런 움직임은 철광석 가격강세를 지속시키고 철강 가격상승 요인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한편, 현대제철은 연구 개발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그룹의 수소전기차 중장기 생산계획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2020년 11월 가동을 목표로 연간 3만대 생산 규모의 금속분리판 2공장 증설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고성능 제품 개발에도 주력해 80㎏급 고연신 소재, 100㎏급 냉연도금재 등 고강도·고성형을 구현한 신제품 개발을 지속할 계획이다.
그러나 현대제철의 이 같은 노력에도 실적하락세는 올해 4분기 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철강 경기가 내년 1분기까지 저점을 예상했지만, 이르면 내년 2분기부터 실적 반등을 노릴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