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상은 깔끔하다. 1기가바이트(GB)부터 11GB플러스까지 데이터 제공량에 따라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 요금제도 두 종류 있다. KB국민은행이 지난 4월 시범 가입을 시작한 알뜰폰 서비스 '리브모바일(리브엠, Liiv M)' 얘기다.
KB국민은행을 시작으로 통신·보험-금융 간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위기에 놓인 알뜰폰 시장이 부상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통신·보험-금융 융합으로 쪼그라들던 알뜰폰 시장 규모가 늘어나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KB국민은행이 리브엠 시범 가입을 시작한 데 이어 KEB하나은행은 연내 SK텔링크의 알뜰폰 전용 요금제에 금융 할인을 결합한 요금상품 출시를 추진한다. 교보생명 또한 지난달 SK텔링크와 업무협약(MOU)을 맺어 연내 보험 상품과 알뜰폰 통신 요금을 결합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금융사가 알뜰폰 사업자로 나선 사례라면, KEB하나은행과 교보생명은 금융사와 알뜰폰 사업자가 손잡고 이용자에게 혜택을 주는 프로그램을 결합해 내는 식이다. KT에서도 내부적으로 금융사 제휴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뜰폰 시장에서 이 같은 금융·보험-통신 융합은 점차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이고 있다. 금융 서비스 또한 비대면과 온라인으로 시장이 재편 되면서 새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알뜰폰 시장은 침체기로 새로운 활력소가 필요한 상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알뜰폰 서비스 가입자는 지난 9월 말 현재 796만명을 기록했다. 가입자 800만명의 벽이 깨진 셈이다. 특히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2011년 사업이 개시된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 2월 처음으로 역성장해 침체일로로 접어들었다.
알뜰폰의 침체 원인으로는 역설적이게도 저렴한 요금제가 꼽힌다. 소비자가 저렴한 요금제는 알뜰폰의 '기본'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혜택을 찾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단순 요금 경쟁만이 아니라 비통신영역을 통한 요금 결합 서비스, 부가 서비스 등으로 경쟁을 할 시점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서로 시장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키우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며 "금융사들의 알뜰폰 시장 진입을 통해 인식을 개선하고 주목을 끌어 시장이 탄력받아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이 내놓은 리브엠은 내달 중순부터 셀프 개통, 친구결합 활인, 유심 인증서 등이 단계적으로 도입돼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친구결합의 경우 1인당 월 2200원 할인 받을 수 있고, 3회선까지 가능해 최대 6600원을 할인 받을 수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친구결합의 경우 기존 이동통신사의 가족결합 등에서 나아간 것으로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되면 업계에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이날 리브엠의 통신비 자동 납부 시 월 최대 1만5000원 할인 혜택을 주는 카드 상품 2종을 출시하기도 했다.
교보생명이 연내 SK텔링크와 손잡고 내놓을 알뜰폰 요금제는 자사 보험설계사의 통신비를 지원하는 역할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이용자들도 보험료 납부 감면, 통신 요금 할인 등 이중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향후 금융·보험 등의 연계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KB, 하나은행, 교보생명 등의 참전으로 알뜰폰의 외형적 숫자가 늘어나고 고객센터 등 서비스 품질도 향상돼 기존 사업자들도 새로운 서비스를 내며 대응해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