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3분기 '영업손실 131억원' 적자전환 했지만…국토부, "영업환경은 제재와 별개"
-지난 9월 제출한 경영문화 개선대책 이행방안…두 달째 국토부 내부에서 검토 중
진에어의 기종 777-200ER 여객기의 모습./사진=진에어
진에어가 장기간 제재를 받으며 악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국토부는 여전히 묵묵부답의 태도로 일관해 연내 정부 제재가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항공업계가 전반적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진에어는 더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비용 항공사 대부분이 일본 여행 보이콧으로 이를 대체할 신규 노선에 앞다퉈 취항하고 있는 반면, 진에어는 지난해 8월부터 국토교통부의 제재를 받고 있어 신규 노선에 취항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전략 수립이 무의미해진 진에어는 제재의 해제만을 바라고 있지만 국토부는 이에 무관심한 모양새다.
진에어는 지난해 8월 조현민 전 부사장이 외국인 신분임에도 등기 이사로 재직한 사실과 '물컵 갑질' 등이 문제가 돼 국토교통부로부터 경영 제재를 받기 시작했다. 국토부는 당시 항공법령 위반의 재발방지 및 경영문화 개선대책의 충분한 이행을 제재 해제의 조건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지난 9월 진에어가 경영문화 개선 이행 방안이 담긴 최종 자료를 제출했음에도 두 달여가 지난 지금까지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당 자료는 지금 국토부 내부에서 검토 중"이며 "국민의 공감대를 충분히 살 수 있는지 등의 관점에서 다각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진에어가 일본 여행 보이콧 등 대외 변수와 함께 국토부의 제재가 겹치면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진에어는 지난 7월 이후 본격화된 일본 노선의 수요 위축으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인기 노선으로 꼽히던 홍콩도 시위가 장기화 되면서 이달 24일부터 한 달동안 운휴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기존 일본·홍콩 노선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세워야 하지만 국토부가 신규 노선의 취항을 제재하고 있어 사실상 진에어는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인 것이다. 성수기로 불리는 올 3분기에도 진에어는 13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반면 다른 항공사들은 일본·홍콩을 대체할 수 있는 노선을 찾아 생존 전략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최근 LCC업계는 중국과 동남아 지역의 수요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중국의 화롄·가오슝과 대만 타이베이에 신규 취항했으며 제주항공은 이달 9일부터 무안공항에서 출발해 중국 싼야 지역으로 향하는 노선을 운항 중이다. 또한 에어부산은 지난 13일 중국의 선전·대만의 가오슝·필리핀의 세부 지역에 신규 취항했다.
한편 국토부 관계자는 "진에어가 저번에 최종 제출한 자료는 작년에 면허 취소 심사 과정에서 스스로 지키겠다고 한 자구 계획이다"며 "이것과 (진에어가 처한) 영업 환경하고는 별개다. 영업환경이 안 좋은 부분은 그 나름대로의 원인과 해결이 필요한 문제이고, 제재는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