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 경동시장 보행환경 개선 사업 전(위) 후 모습./ 서울시
최근 5년(2014∼2018년)간 서울에서 노인 보행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했던 청량리 경동시장로에 차량과 완전히 분리된 폭 2.7m의 안전한 보행로가 생겼다. 영등포 시장교차로에는 교통섬 절반이 사라진 자리에 보행 공간이 생겼다. 지하철역에서 시장까지 무단횡단이 빈번했던 성북구 돈암제일시장에는 평지보다 높은 고원식 횡단보도가 설치되고 신호등이 새롭게 만들어졌다.
서울시는 노인 보행사고가 잦은 전통시장 7곳의 보행환경을 이 같은 내용으로 개선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에 개선사업이 진행된 지역은 ▲동대문구 청량리 경동시장로 ▲동대문구 청량리역교차로 주변 ▲영등포구 영등포시장교차로 ▲성북구 돈암제일시장 ▲성북구 길음시장 ▲강북구 미아역 ▲동작구 성대시장길 등 총 7곳이다.
청량리 경동시장로 청량리청과물도매시장 1번 게이트에서 충남종합상사까지 약 170m 구간은 대표적인 노인생활인구 밀집지역이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노인보행사고가 54건으로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간 시장방문객과 차량이 차도에 함께 있고 물건을 구경하느라 시선이 분산돼 사고위험에 쉽게 노출돼 있었다"며 "차도와 보도사이에 안전펜스를 설치해 차량과의 충돌위험을 근본적으로 없앴다"고 말했다.
경동시장 상인들도 새롭게 조성된 보행공간에 상가 물건을 내놓지 않겠다는 내용으로 구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보행안전 동참에 나섰다.
시는 지난 9월 청량리역교차로에서 남북방향으로 인접한 홍릉로 동대문경찰서사거리까지 약 370m 구간을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홍릉로는 제한속도가 40km/h에서 30km/h로, 청량리역교차로는 60km/h에서 50km/h로 낮춰진다.
돈암제일시장에는 기존 횡단보도에 없던 보행신호기를 신설했다. 차량 과속 방지를 위해 횡단보도는 평지보다 높은 고원식으로 설계했다.
시는 영등포시장교차로 4개 방향 중 북측 2개소를 폐쇄했다. 남측 2개소는 우회전 도로에 고원식 횡단보도, 차량진입 방지 볼라드 등을 설치했다.
길음시장에는 시장 주변에서 중앙버스전용차로까지 무단횡단 사고를 막기 위해 방호울타리를 설치하고 교통안내표지판을 발광형 태양광LED 표지판으로 교체해 시인성을 높였다.
소규모 상가들과 주택들이 밀집한 지하철 4호선 미아역 일대는 도로 폭이 좁아 보도를 설치할 수 없어 도로 전 구간에 적색 미끄럼 방지 포장을 적용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성대시장길은 보라매로와 상도로를 통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차량과 보행자가 많은 마을단위 생활도로다. 시는 주요 교차부에 디자인 도로 포장을 적용해 시인성을 높여 운전자가 보행자 보호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했다.
시는 내년에 보행환경 개선 사업 대상지를 1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어르신 보행사고 다발지역을 중심으로 추진했다면 내년에는 지역별 노인생활인구, 도로교통공단 노인보행사고 GIS시스템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황보연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급속한 고령화 시대 진입에 따라 어르신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보행할 수 있도록 노인보행사고 다발지역 곳곳을 맞춤형으로 개선했다"며 "노인보행안전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