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중구 중림동 중림창고에서 서울역 도시재생 거점시설 관련 현장설명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현정 기자
서울시가 중림·서계·회현동 일대에 도시재생 앵커시설 8개소를 개관한다.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 사업이 가시화되면서 원주민이나 기존 상인들이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27일 오전 중림로 일대에서 서울역 도시재생 거점시설 관련 현장설명회를 열고 "서계·중림·회현동에 새로운 도시재생 핫 플레이스로 떠오를 앵커시설 8곳을 일제히 개관한다"고 말했다. 앵커시설이란 도시재생의 마중물 역할을 할 핵심시설을 뜻한다.
시는 ▲전시·판매·문화활동 복합공간 '중림창고'(중림동) ▲청파언덕의 상징인 은행나무가 있는 문화예술공간 '은행나무집'(서계동) ▲서울역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마을카페 '청파언덕집'(서계동) ▲공유부엌과 공유서가가 있는 '감나무집'(서계동) ▲봉제패션산업 활성화를 위한 민관협력 거점공간인 '코워킹팩토리'(서계동) ▲주민 바리스타들이 선사하는 스페셜티 마을카페 '계단집'(회현동) ▲목조구조가 눈에 띄는 도시형 마을회관 '회현사랑채'(회현동) ▲쿠킹스튜디오와 음식 관련 교육·체험 공간인 '검벽돌집'(회현동) 등 총 8개 앵커시설을 만들었다.
시는 재생의 매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일반 주택과 건물을 매입한 후 리모델링과 신축을 병행했다. 공공건축가들이 참여해 서울역 일대 저층 구릉지의 특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앵커시설을 증·개축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 붐업을 위해 지난 2016~2018년 주요 입지를 선정하고 일반주택과 건물을 사들였다. 지역별 주민협의체를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관계자 워크숍을 열어 각 앵커시설의 활용용도와 운영방향을 정했다.
시는 앵커시설 운영을 통해 일자리와 수익을 창출, 이 일대를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의 기반이자 주민주도 자립모델로 만들어 나간다는 목표다. 시설 운영은 서울역 인근 주민이 공동출자해 만든 도시재생기업(CRC) '서울 도시재생 사회적협동조합'과 ㈜요리인류의 컨소시엄(서울역 해피루트 456)이 맡는다.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활성화 사업은 서울역, 중림동, 회현동, 서계동, 남대문시장 일대 총 5개 권역 195만5333㎡ 규모 부지를 종합재생하는 내용이다. 총 118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시는 철도로 단절된 서울역 인근 동-서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2017년 12월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수립하고 서울로7017을 중심으로 주변지역 재생을 추진하고 있다.
퇴계로, 만리재로, 중림로 보행문화거리 등 총 8곳의 4.2km 구간을 정비해 보행환경을 개선하고 남대문시장 상권 활성화를 위한 진입광장을 조성했다. 중림동에 있는 '손기정 체육공원'은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새단장 중이다.
서울역 도시재생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일각에서는 임대료 인상으로 인한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이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는 도시재생지원센터를 통해 상인들한테 임대료 상승이나 이런 것들을 최소화하라고 유도하고 있다"며 "아직 상생협약을 맺진 않았지만 상인조직이나 주민협의체하고 계속 회의도 하고 상담도 하면서 젠트리피케이션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