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기종 A350 여객기./사진=아시아나항공
HDC컨소시엄의 아시아나항공 최종 인수 여부가 12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마지막까지 협상 결렬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관심이 고조된다.
지난 4월 이후 약 8개월간 진행돼 온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은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이라는 마지막 절차만을 앞두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인 금호산업과 협상을 진행해 왔으며 오늘 그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여전히 매각의 구체적인 조건을 두고 협상 테이블에 앉은 양측 간 의견이 대립하는 것으로 알려져 연내 매각이 완료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 체결이 기존에 계획돼 있던 협상 기한에 다다랐지만 금호산업과 HDC 컨소시엄 간 입장 차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주 가격을 높게 받아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한 뒤, 그 자금을 그룹 재건에 사용하려는 금호산업의 입장과 HDC 컨소시엄의 의견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또한 기내식 관련 공정위의 고발 가능성 등 우발적 채무에 대한 우려가 높아, 최근에는 손해배상한도를 두고도 의견이 충돌해 협상이 순조롭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금호산업과 HDC 컨소시엄은 '특별손해배상 한도'를 두고 막판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DC 컨소시엄이 공정위가 향후 기내식 사업 관련 고발을 해 과징금이 부과될 가능성 등을 이유로 특별손해배상의 한도를 10%로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 공급업체를 게이트고메코리아로 바꾸는 과정에서 중국 하이난그룹 측으로부터 그룹 지주사인 금호고속에 1500억원을 투자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이를 부당 내부거래로 규정하고 검찰에 고발키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공정위 관계자는 "심사보고서를 아시아나항공에 전달한 상태다"고 말했다.
앞서 양측은 구주 가격을 두고도 의견 대립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뒤 그룹 재건을 위해 구주 가격을 높게 받으려고 하는 반면, HDC 컨소시엄은 그 반대의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구주 가격으로 4000억원을 내세웠지만 HDC 컨소시엄은 3200억원을 제시해 결국 3200억원 수준에서 잠정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매각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구체적인 협상 금액을 확신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단 금호는 구주에 대해서 높게 받고 싶어한다. 그런데 HDC쪽에서는 같은 돈을 쓰는데 신주로 발행되는 편이 자사에 더 낫기 때문에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라며 "결국 딜이 깨지면 금호그룹은 내년에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올해 안에 매각이 안 되면 산업은행의 주도로 매각이 넘어가게 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재 시가보다 낮은 수준에서 구주 가격을 제시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아마도 그대로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 연내 매각이 안 되면 금호그룹 측이 더 불리해지는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호산업과 HDC 컨소시엄 간 협상이 기존 목표였던 12일을 지나 장기전에 돌입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막판에 세부적인 사항을 두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도 협의 중"이라며 "12일에 체결을 완료할 지 여부도 미정이다. 협상이라는 게 꼭 날짜를 정해놓고 하는 것이 아니고, 하다보면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 12일을 목표로 추진 중일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