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내부 모습./사진=뉴시스
외국 항공사들의 한국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국내 항공업계가 격전지로 탈바꿈해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외항사들이 잇따라 신규 취항하며 한국 여행객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올해 국적 항공사들은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외항사들의 취항은 악수가 될 전망이다.
이는 직항 자유화 협의를 통해 외항사들의 한국 시장 진입이 비교적 자유로워진 것이 하나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또한 신규 취항과 함께 저렴한 가격에 항공권을 판매하는 각종 프로모션도 진행하며 국적 항공사들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 걱정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다양한 국적의 외항사들이 한국 항공업계에 발을 들이고 있다. 지난 10월 베트남 국적의 뱀부항공은 인천-다낭 노선을 첫 정기 국제선으로 한국 시장에 신규 취항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인천-나트랑 노선을 주 7회로 운항하기 시작했다.
또한 에어뉴질랜드도 지난달 23일 인천-오클랜드 직항편 운항에 나섰으며 미얀마국제항공과 젯스타는 각각 이달 6일 인천-양곤 노선, 8일 인천-골드코스트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이미 내년 1월에도 베트남 항공사인 비엣젯이 인천-달랏·껀터 노선에 취항할 예정이며 3월에는 핀란드 국적항공사인 핀에어와 미국 델타항공이 부산-헬싱키, 인천-마닐라 노선 운항에 나선다.
외항사들은 신규 취항은 물론 저렴한 가격에 항공권을 판매하는 프로모션도 실시한다. 핀에어는 올해 마지막 특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달 31일까지 파리·로마 등 유럽 22개 주요 도시로 향하는 이코노미와 비즈니스 항공권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또한 피치항공도 내년 1월 17일까지 항공권을 특가로 판매한다. 피치항공은 인천에서 출발하는 도쿄·오사카·오키나와 등 총 3개 일본 노선에 대해 2명 단위로 동반 예약 시 25% 할인된 운임을 제공한다.
문제는 외항사들의 취항이 점차 활발해지면서 한국 항공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데 있다. 외항사들이 자유롭게 취항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직항 자유화 협의가 자리한다. 직항 자유화 협의는 양국 간 직항 운항 횟수의 제한 없이 자유롭게 취항할 수 있게 된 것을 의미한다. 지난달 국토교통부는 브루나이·싱가포르와 직항 자유화 협의를 맺었다. 현재 아세안 10개국 중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9개국의 항공사들이 한국 시장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
실제로 외항사들은 국내 항공시장에서 국제선 시장 점유율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외항사의 국제선 탑승객 시장 점유율은 전체 700만0257명 중 244만9642명으로 약 35%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226만0084명) 대비 18만9558명이 늘어난 것이며 시장점유율은 3%가량 상승했다. 또한 2017년 기준 국제선 전체 탑승객 가운데 외항사가 2451만3986명으로 약 31%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해도 약 4%가 증가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국적 항공사 간 경쟁뿐 아니라 외항사들과의 경쟁도 제 3자 입장에서는 '얼마나 우리 국적 항공사들이 국내 시장을 지켜내고 해외 시장으로 나갈 것인가'가 하나의 관건이다"며 "왜냐하면 국적 항공사들의 경쟁력이라고 하는 것이 중국이나 동남아 등 외항사에 비해서 비교우위가 그렇게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가격 경쟁력 면에서는 우리가 좀 처진다. 그런 면에서 새로운 전략이나 그런 것들을 각 사가 당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