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순방 중인 박원순 시장이 9일 오후 1시 30분(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 세인트메리 공원에 민간주도 모금으로 건립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를 찾아 헌화했다./ 서울시
박원순 시장이 9일 오후 4시 30분(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청에서 런던 브리드 시장을 만나 '불평등·불공정'을 화두로 이야기를 나눈다.
서울시와 샌프란시스코시는 1976년 자매도시 협정 체결 이후 43년간 우호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그동안 양 도시는 정책 공유를 위한 시찰단 파견, 공동문화행사 개최 등의 교류를 추진해왔다.
최근 미국에서 한국 영화 '기생충'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두 시장은 전 세계적인 이슈인 계층 간 양극화 문제를 주제로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는 "런던 브리드 시장은 샌프란시스코 최초의 흑인 여성 시장으로 공공주택 공급과 노숙자 문제, 일자리와 지역경제, 평등사회 구현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박원순 시장은 브리드 시장에게 최근 시가 추진 중인 청년 수당, 청년 월세지원, 신혼부부 주거지원 확대 정책 등을 소개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박 시장은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 있는 세인트메리 공원에 세워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를 찾아 헌화했다. 샌프란시스코는 민간 주도의 모금을 통해 미국 대도시 최초로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가 만들어진 도시다.
샌프란시스코의 위안부 기림비는 2015년 시의회 결의안 통과 이후 2년간의 모금 운동과 디자인 공모, 작품 제작을 거쳐 2017년 세인트메리 공원에 건립됐다.
이후 박 시장은 프레시디오 공원을 방문해 서울 용산공원을 단장할 방안을 모색했다. 프레시디오 공원은 1846년부터 148년간 미국 훈련시설로 활용된 곳이다. 군사기지 폐쇄 후 사회적 논의를 거쳐 공원으로 변신했다. 베를린의 템펠호프 공원, 캐나다 스탠리 공원과 함께 대표적인 군사기지 이전부지 공원화 사례로 꼽힌다.
프레시디오 공원 면적은 607만㎡로 용산공원(300만㎡)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공원은 800여개 건축물을 활용한 임대 사업 등의 수익 모델을 갖췄다. 2013년부터는 공공 지원 없이 연간 운영비 8000만달러(한화 약 928억원)를 자체 조달하고 있다.
박 시장은 프레시디오 공원 관리기구인 '프레시디오 트러스트'의 윌리엄 그레이슨 이사회 회장, 진 프레이져 CEO 등과 만나 공원 운영 현황을 듣고 시민참여, 공원운영 재원조달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어 박 시장은 프레시디오 공원에 있는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에 헌화했다. 샌프란시스코는 6·25전쟁 당시 미군이 대한민국 방어를 위해 출항했던 도시다. 이곳의 기념비는 재미교포 김만종 씨가 제작을 추진, 2016년 8월 제막했다. 당시 서울시는 시청 서소문별관 정원의 자연석을 채석해 기념석으로 기증했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오는 10월 서울에서 열리는 '서울평화포럼'에 참전용사들을 초청하기로 약속했다.
박원순 시장은 "여러분들이 한국전쟁에서 보여주신 희생과 지원이 한국 경제 번영의 밑거름이 됐고 동시에 민주화도 이루게 됐다"며 "올해 10월 평화포럼에 많은 지식인들, 평화 관련 전문가들이 와서 세계의 평화에 대해 많은 논의를 할 예정인데 이 자리에 반드시 와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