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방문객수 1000만명 돌파라는 표면적 성과 외에 운영상 내실을 다지려면 디자인이라는 제한적 이미지를 탈피하고 대중문화라는 폭넓은 콘텐츠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일 서울시의회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 활용방안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DDP의 방문객수는 2014년 688만3456명에서 2018년 1060만4794명으로 54% 이상 증가했지만 인근 상인들의 경기체감도가 낮고 동대문 상권이 높은 공실률을 기록하는 등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지 못하고 있다.
보고서는 "DDP에 관한 각종 조사 내용을 보면 개관 이후 지속적으로 방문객수가 증가하는 등 외형적으로는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내부 전시나 이벤트를 찾는 유료관람객수는 전체 방문객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현재 서울디자인재단은 DDP의 정체성 유지와 독립적 수익창출이라는 상이한 목표 사이에서 운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2014년 3월 개장한 복합문화시설로, 디자인과 관련된 전시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 비정형 건축물로서는 세계 최대 규모이며 알림터, 배움터, 살림터 등 3개동으로 구성됐다.
'DDP의 방문객수 현황 자료'를 보면 개관 첫해인 2014년 688만3456명에서 2015년 738만9535명, 2016년 800만7681명, 2017년 923만7337명, 2018년 1060만4794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11월 기준)에는 총 973만7119명의 관람객이 DDP를 다녀갔다.
보고서는 "방문객수는 단순한 CCTV에 의한 집계방법이어서 내부 전시나 이벤트를 찾은 유료관람객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실제 DDP 1주년인 2015년에 파악된 유료관람객수는 총 방문객수의 10% 미만인 74만명 수준에 머물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DDP의 방문객수가 1000만명이 넘고 일평균 관람객수가 3만명에 육박한다는 통계자료가 있으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공간이라고 하기에는 내부 공간의 여유가 지나치게 많다"며 "특정 공간이 활성화됐다는 표현은 공간에 머무는 시간에 비례하지만 DDP는 공간을 지나치는 사람이 많을 뿐 이곳에서 제공하는 문화적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고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연구진은 현재 DDP가 비활성화된 이유로 전문가 창작공간이라는 제한적인 공간 활용 방식을 꼽았다. 시민들은 DDP에서 전문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일부 체험하는 수준의 소극적인 행동만 할 수 있으며 개인의 호기심과 자기계발, 커뮤니티와 취미 활동과 같은 적극적인 행동을 하기에는 많은 제약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DDP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대중문화와 관련된 콘텐츠를 도입, 문화콘텐츠 창작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시민들이 심리적 장벽을 느끼지 않고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중문화 콘텐츠를 반영할 수 있는 상시적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며 "최근 대중의 취향은 다른 사람의 창작물을 감상하기보다는 자신이 창작한 콘텐츠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Vlog로 대표되는 최근의 문화적 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는 공간이 요구되며 이를 위해서는 콘텐츠 발굴, 제작, 교육(제작지원)과 같은 오프라인 운영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