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플러스'가 올해 국내에도 상륙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경쟁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SK텔레콤과 지상파연합 '웨이브'가 출범한 데 이어 KT가 '시즌'을 내놓고, 올해는 JTBC와 CJ ENM 연합 OTT가 등장할 것으로 보여 OTT 선점을 위한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글로벌 최대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는 올 한해 자사 콘텐츠를 구축하는데 173억달러(약 20조300억원) 투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2016년 국내에 진출한 넷플릭스는 자체제작 콘텐츠가 강점이다. 넷플릭스는 특히 콘텐츠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흥행이 보장되지 않아도 인종, 언어, 문화, 성별을 아우르는 다양성을 갖춰 각자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해 영향력을 넓혀가는 전략이다.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플러스 또한 마블, 픽사 등의 강력한 지식재산권(IP)을 가진 콘텐츠의 힘을 받아 출시 한 달 만에 가입자 수 2400만명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는 연내 들어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은 콘텐츠 강점이 있는 디즈니플러스를 잡기 위해 치열한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디즈니플러스가 아직까지 국내에 어떤 형태로 진입할지조차 정해지지 않아 구체적은 협상은 어렵지만 협업 파트너로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웨이브를 출범한 SK텔레콤이 적극적으로 협업에 나서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해 11월 "디즈니와 (협상을 위해)만났고 재밌는 것을 가져왔는데 아직 말을 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해 출범한 웨이브에서는 내달부터 JTBC 콘텐츠 공급이 중단되는 위기를 맞았다. JTBC가 조만간 CJ ENM과 OTT 서비스 출범을 앞두며, 경쟁사인 웨이브에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는 전략적 결정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웨이브는 지상파라는 콘텐츠 강점을 내세우고, 향후 자체제작 작품 등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보강할 방침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진출에도 나선다. 현재 동남아시아 7개국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웨이브 고'는 지난해 기준, 일 5000명이 이용하고 있다.
웨이브 관계자는 "콘텐츠 수급이 핵심인 만큼 외부 투자도 유치해 콘텐츠 제작에도 투자하고 있다"며 "올해 자체제작 콘텐츠를 적어도 3~4개 정도 내놓고 해외 드라마도 독점이나 최초 공개로 수급하는 등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KT '시즌' 1월 신규 오리지널 콘텐츠 이미지. / KT
KT OTT 서비스 시즌은 출시 한 달 만에 300만명에 달하는 이용자를 모았다. 이날 리서치 전문업체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시즌은 지난해 12월 기준 순이용자수 276만명을 기록했다. KT 관계자는 "시즌으로 앱 개편 이후 2030세대와 남성 이용자를 중심으로 신규 이용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시즌은 지난 17일에는 아이돌 그룹 멤버가 출연하는 길거리 예능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기도 했다. 시즌은 올해 웹 드라마나 짧은 단편 위주의 자체제작 콘텐츠를 늘려갈 방침이다.
OTT 업계 관계자는 "OTT 업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각자 강점이 있는 콘텐츠가 다르기 때문에 이용자 입장에서는 원하는 콘텐츠가 있는 OTT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며 "핵심 콘텐츠가 무엇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